[뉴스핌=김동호 기자] 전날 18대 대통령을 결정하는 선거가 끝났다. 박근혜 당선자가 차기 정부를 이끌게 됨에 따라 향후 증시 향방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과거 사례를 비춰볼때 집권초기 1~2년 사이에는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였으나, 이후에는 소폭 하락하거나 상승 폭이 둔화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이는 대체로 집권초기에 새로운 정책들이 대거 발표되며 정부가 경기부양에 나서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현재 글로벌 경기 둔화와 국내 경제 성장률 둔화 등 대내외 상황을 고려할때, 국내 증시의 향방을 낙관할 수 만은 없다는 분석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실시된 다섯 번의 대통령 선거에서 새 정부 출범 이후 2년까지는 대체로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13대에서 17대까지 정부의 집권 기간동안 평균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살펴보면 집권 1년차(28%)와 2년차(32%)는 상당히 높은 지수 상승률을 기록했으나, 3년차와 4년차에는 1~3% 가량 주가가 떨어졌다. 5년차에는 보합권 흐름을 보였다.
특히 집권 2년차의 코스피지수 상승률이 통상적으로 가장 높았는데, 이는 새로운 정부가 집권초기 발표한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과 효과가 가장 극대화 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집권 2년차의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IMF 구제금융 직후인 김대중 정부 당시가 83%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이명박 정부(50%)와 김영삼 정부(19%), 노무현 정부(11%), 노태우 정부(0.3%)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글로벌 금융위기와 함께 집권한 이명박 정부는 집권 1년차에 40% 가량 주가가 급락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역시 2년차에는 50% 가까운 주가 상승률을 기록하며 1년차에 하락세를 어느 정도 만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과거 이 같은 지수 흐름을 감안할 때 박근혜 정부 역시 집권초기 코스피 지수 상승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일단 대선 종료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와 정책 기대감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익선 우리투자증권 책임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정치·경제학적 특성상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 2008년을 제외하면 정권 교체 전후로 경기 모멘텀 둔화 현상이 나타나다가, 새로운 정권 첫 해 강력한 경기부양책 출시에 따른 영향이 시차를 두고 나타나면서 회복세가 재개되는 패턴을 보여 왔다"고 설명했다.
장화탁 동부증권 스트레티지스트 역시 "대통령 선거의 결과를 떠나 대선이라는 정치이벤트의 마무리는 국내 주식시장의 불확실성 해소라는 관점에서 긍정적인 요소"라며 "미국과 중국, 일본의 경우에도 선거 이후 주식시장이 시간을 두면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대내외 경기 상황 등을 감안할 때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박성현 한화증권 스트레티지스트는 "(대선 이후) 일시적인 시장의 환호가 있다고 하더라도, 효과가 오랫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지수의 추가적인 상승에 있어서 외국인의 수급이 중요하고, 경기 모멘텀 측면에서는 G2(미국,중국)의 지표 개선이 이어지는 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미국의 재정절벽 타결 시기도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스트레티지스트도 "현재 당선자의 공약으로 비춰볼 때 정책 우선순위가 경기부양보다 경제민주화, 친서민, 양극화 해소 등 구조적 문제해결에 집중되고 있는 만큼 과도한 정책 기대감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