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첫 여성임원, 현대百 최초 여성점장 탄생
[뉴스핌=김지나 기자] 올해 유통업계에서는 첫 여성임원이 나오거나 백화점 점장이 탄생하는 등 ‘여풍’(女風)이 일었다.
여성 대주주를 제외한 여성임원 숫자는 아직은 남성에 비하면 ‘시작’ 단계에 불과하지만 그동안 유통업계에서 여성이 내부승진을 통해 임원에 오른 경우는 가뭄에 콩 나듯 했다는 점에 비춰보면 주목을 끌 만 하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올해 사상 처음으로 내부 승진으로 여성임원 2명을 탄생시켰다. 지난 2월 실시한 정기인사에서 롯데마트에 송승선 이사대우(41)와 광고 계열사인 대홍기획에 박선미 이사대우(43) 등을 발탁했다.
롯데그룹이 그동안 내부승진으로 여성임원을 배출하지 못한 배경은 임원승진 대상이 되는 여성인력이 적었다는 설명이다. 업종 특성상 늦은 시간까지 일해야 하는 등 물리적인 어려움을 겪다보니 여성인력들이 버티기 힘들었다는 것.
신동빈 부회장은 그러나 지난 2006년도부터 대내외적으로 유통업종에서 여성인력의 잠재성을 강조했고, 이때부터 많은 여성인력을 채용하기 시작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여성 고객이 주를 이루는 만큼, 유통업에는 여성의 섬세함이 요구된다고 했던 것”이라며 “그 때 뽑은 여성인력들이 현재 과장, 차장으로 많이 있기 때문에 향후 이들이 임원 승진 대상에 오르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올해 정기인사에서 업계 처음으로 ‘여성점장’을 탄생시켰다. 일산 킨텍스점장으로 임명된 홍정란(46) 상무가 첫 여성 점장의 주인공이다.
업계에서 ‘백화점의 꽃’으로 상징되기도 하는 점장은, 백화점업계 종사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자리로 꼽힐 만큼 선망의 대상이다. 1988년 입사한 홍 상무는 신촌점 식품팀장을 맡아왔으며 고객요구를 파악하는 데 뛰어나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보수적인 경영방식을 견지하는 현대백화점이 단행한 이 같은 파격적인 인사는 경쟁사들에게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정기 인사에서 이마트 이연주 상무보를 상무로 승진시킨 것 외에는 눈에 띄는 여성임원 인사가 없었다. 이 상무가 내부 승진을 통해 임원에 오른 케이스. 신세계그룹에는 패션계열인 신세계인터내셔날(SI) 등을 포함해 총 7명의 여성임원이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옛날에는 입사하는 여성직원 비율 자체가 적었다”며 “현재 여성 수석부장들이 얼마 있기 때문에 이들이 차세대 임원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유통업종이 보수적이었지만 최근 유통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뚜렷해지고 각 회사 오너마다 여성인재 육성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차츰 여성임원이 늘어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지나 기자 (fre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