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투자은행이 전통 비즈니스로 복귀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엄격한 규제로 컴퓨터 시스템을 이용한 고위험 증권거래(하이 리스크 트레이딩) 사업 부문이 위축되자 수익 발굴을 위해 고객 자산 관리로 무게 중심을 옮기기 시작한 것.
4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도이체방크는 매각에 실패한 펀드 사업 부문에 주력, 수익성 향상을 꾀하고 있다.
UBS 역시 투자은행 사업 부문의 비중을 축소하고 고액 자산 고객을 대상으로 한 해외 자산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
미국 5대 은행에 속하는 골드만 삭스와 JP모간, 웰스 파고 역시 자산관리 부문의 비중 확대에 나섰다. 이들 역시 시스템 트레이딩 부문의 규제 강화에 따라 피델리티를 포함한 펀드 회사와 본격적인 시장 경쟁을 벌일 태세다.
에버코어 파트너스의 랄프 슐로스타인 최고경영자(CEO)는 “자산관리는 수익 전망이 매우 밝은 사업”이라며 “리스크 없이 수수료 수입을 꾸준히 창출하기 때문에 그밖에 사업 부문에 비해 매력이 크다”고 말했다.
최근 업계의 움직임은 2005~2006년 주택시장이 활황을 이루면서 파생상품 거래가 월가 IB의 효자 사업이었던 당시와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씨티그룹은 2005년 자산관리 사업 부문을 레그 메이슨에 매각했고, 메릴린치 역시 자산관리 부문을 2006년 블랙록에 매각했다.
금융위기 이후에도 월가 금융회사의 자산관리 사업 부문 매각은 지속됐다. 유동성 확보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었기 때문.
바클레이스는 2009년 자산관리 사업을 블랙록에 매각했고, 이에 따라 블랙록은 세계 최대 자산관리 업체로 부상했다.
크레디트 스위스 역시 2008년 전통 펀드 사업 부문을 애버딘 애셋 매니지먼트에 팔아치웠다.
금융당국의 규제 이외에 인구구조도 자산관리 부문의 잠재 수익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웰스 파고는 올들어 9월 말까지 48억달러의 괙 자금을 확보했다. 업계 전문가는 인구 고령화로 인해 은퇴 자금을 운영해야 하는 고객 기반이 크게 확대되고 있고, 이에 따라 자산운용이 성장 사업으로 다시 부각되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