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강·구덩이·진흙탕 길도 문제없어
[뉴스핌=서영준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G-클래스는 지난 1979년 오프로드 주행 차량으로 첫 선을 보였다. 33년이란 긴 시간 동안 G-클래스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자랑하는 독보적인 차량 아이콘으로 자리매김 하며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 왔다.
올 4월 베이징 모터쇼를 통해 한 층 더 업그레이드된 성능으로 돌아온 G-클래스. 국내에는 뉴 G 350 블루텍과 뉴 G 63 AMG 두 모델이 오프로드 주행을 즐기는 운전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보유한 오프로드의 스페셜리스트 뉴 G 350 블루텍을 지난 26일 강원도 대관령 삼양목장 인근 소황병산에서 만나봤다. 오프로드 주행 차량이라는 콘셉트에 맞게 시승 코스 역시 눈 덮인 산악지형은 물론 도하, 급경사 등으로 구성돼 진정한 오프로드를 경험할 수 있었다.
뉴 G 350 블루텍의 내·외관은 기존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 박스형의 각진 외관은 33년 동안 단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는 게 메르세데스-벤츠 측의 설명이다. 말 그대로 G-클래스만이 가진 역사를 느낄 수 있는 순간 이었다. 내부 또한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멋을 유지하고 있다.
차량에 올라 시동을 걸었다. 묵직한 기운이 스티어링휠을 통해 그대로 전달된다. 시속 20~30km의 비교적 저속으로 눈 덮인 산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경사도가 높아져도 막힘이 없다. 엔진이 내는 힘이 충분해 급경사를 문제없이 오른다.
저단 기어비(Low-range ration)를 적용하자 차량에 한 층 더 힘이 붙는다. 저단 기어비는 엔진의 토크 전달이 주행 상태에 최적화 될 수 있도록 도와줘 차량 구동력을 높이고 컨트롤을 용이하게 한다.
뉴 G 350 블루텍의 파워트레인은 2987cc 신형 V형 6기통 디젤 엔진에 자동 7단 변속기가 장착됐다. 최고 출력은 211마력(3400rpm)이며 최대 토크는 55.1kg·m(1600-2400rpm)이다.
도강 구간을 만났다. 첫 도강 시 콘솔의 디퍼런셜 락(Differential locks) 기능을 눌렀다. 이 기능은 양 축과 각 바퀴가 똑같은 회전 속도를 유지하게 만들어 단 하나의 바퀴만 접지력을 유지할 수 있어도 안전한 주행을 가능케 한다.
센터 디퍼런셜 락을 통해 20~30cm 깊이의 개울은 건넌 후, 두 번째 도강에서는 후륜 디퍼런셜 락까지 켰다. 개울 앞뒤로 급경사가 존재했지만 수월하게 건널 수 있었다.
메르세데스-벤츠 측에 따르면 G-클래스는 수심 60cm까지 도강이 가능토록 엔진과 기어박스가 설계됐다. 두 번의 도강으로 G-클래스에 대한 믿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어디든 안전하게 갈 수 있다'는 신뢰감 이었다.
해발 1500m 소황병산 정상에 오르자 거센 바람이 차량을 때린다. 시승회 전 내린 눈이 바람에 흩날리는 가운데서도 차제가 흔들린다는 느낌은 없었다.
정상에서 시작되는 급경사의 내리막에선 모드를 수동으로 바꿔 기어를 1단으로 넣었다. 따로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엔진브레이크를 통해 안전하게 내리막을 내려온다.
특히, 내리막 구간에서 진행요원이 "차를 믿으세요"라고 말한 것은 잊을 수 없는 부분이다. 차를 믿으니 안전한 주행 능력으로 보답을 받은 셈이다. 이같은 메르세데스-벤츠의 기술들은 깊은 구덩이나 진흙탕 길에서도 진가를 발휘했다.
시승을 마치고 '진정한 럭셔리 오프로더란 이런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지난 33년간 오프로드 차량이라는 틈새시장을 공략, 전 세계에서 20만대 이상이 판매된 G-클래스. 메르세데스-벤츠가 G-클래스에 가지는 자부심을 알 수 있는 기회였다.
다만, 아쉬운 점은 각 상황에 맞게 운전자의 조작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한 마디로 오프로드 주행의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선 손이 많이 간다는 것이다. 공인연비가 7.4㎞/ℓ라는 점도 대중적인 차량과는 거리가 있음을 보여준다.
G-클래스는 국내에 2가지 모델로 출시되며 가격은 ▲ 뉴 G 350 블루텍 1억 4800만원(부가세 포함) ▲ 뉴 G 63 AMG 2억 900만원(부가세 포함)이다.
[뉴스핌 Newspim] 서영준 기자 (wind09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