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유주영 기자]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가자지구 휴전 합의를 이끌면서 차기 대선주자로 재부상할 수 있는 면모를 각인했다.
클린턴 장관은 중동에서 국무장관으로서 마지막 외교 임무인 21일(현지시각)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정을 중재에 성공하자, 2016년 대선 후보로 클린턴을 지지하는 이들의 '2016 클린턴' 대망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고 미국 현지 신문들이 보도했다.
퍼스트레이디로서의 경험과 대선 경선주자 및 국무장관의로서의 업무지지도가 높고 전세계적으로 지지자들을 가지고 있는 그의 2016년 대통령 그림은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게다가 수전 라이스 유엔 주재 미 대사의 차기 국무장관이 중동에서 이미지가 악화되면서 인준 절차의 잡음이 예상되기 때문에, 클린턴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이날 US뉴스의 칼럼니스트 켄 월시는 '켄 월시의 워싱턴' 칼럼에서 클린턴은 백악관에 도전할 계획이 없다고 말하지만 그를 따르는 이들은 이것이 일시적인 행보이기를 바라고 있으며, 20년간의 공직생활 후 휴식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민주당 여론조사위원 조프 가린은 “많은 이들이 힐러리가 대선에 도전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2007년과 2008년의 교훈처럼, 그녀가 큰 일을 하기를 원한다면, 정치판처럼 피할 수 없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가린은 실패로 돌아간 2008년 클린턴의 대선 경선 수석전략가였다.
다수 전문가들은 클린턴이 내년 혹은 그 다음해까지를 2016년 대선을 위한 재충전의 시기를 가질 것으로 보고 있다. 클린턴은 2013년 초 국무장관직을 물러날 예정이지만, 그의 측근이나 지인들은 잠시 휴식을 가진 후 야심이 다시 불타오르기를 기대하고 있다.
클린턴이 2016년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로널드 레이건이 1980년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의 나이보다는 젊다.
힐러리 클린턴의 유명세는 국제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9월 클린턴이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 다이빙궈 중국 국무원 국무위원은 65세된 클린턴 장관에게 “당신이 대통령이 됐을 때에도 아직 젊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클린턴은 전 세계에 걸쳐 지지자들이 있고 다시 나서기만 하면 민주당 지명의 최일선에 있게 된다. 보수주의자들도 그를 위험하거나 극단적인 자유주의자로 평가하지 않는다. 그녀는 여성들 사이에 인기 있는 실용주의적이고 진보적인 중도주의자로 자리매김했다. 전반적으로, 클린턴의 업무지지도는 70%를 넘어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앞섰다.
퍼스트레이디로서의 8년간 및 2008년 대선 경선 과정에서 클린턴은 협동의 중요성을 알고 적과도 관계를 맺는 성숙하고 경험 많은 리더가 됐다.
클린턴은 2008년 경선에서 자신을 물리친 오바마에게 충실한 각료로 일했다. 그녀는 중동으로 급파되기 전 이번 주 오바마의 동남아시아 순방을 동반 수행했다. 이 자리에서 벤 로즈 국가안보 보좌관은 기자들에게 “오바마 대통령은 클린턴이 국무장관으로서 일을 잘했다는 것 뿐만 아니라, 파트너로서, 친구로서 가까워졌다는 것을 말하고 싶을 것”이라며 “이 우정은 앞으로도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된 업무에도, 클린턴의 업적이 중국에 대한 문호를 열었던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과 비견되지는 않는다. 클린턴이 남긴 기록은 퇴임을 준비하는 다음달 더 면밀히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현재 맡은 중동에서의 임무를 통해 새로운 평가를 받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오바마의 임기중 외교보다는 경제와 일자리에 포커스가 맡춰졌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 20년간 클린턴은 퍼스트 레이디로, 남편의 비공식적 정책 조언자로 일했다. 그 뒤 뉴욕 주 상원의언을 거쳐 2008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 참가했다. 이제는 국무장관으로 공직에서 물러날 계획이다.
클린턴은 반복적으로 대선 후보에 나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해 왔으며, 국무장관 임기를 끝으로 정계를 떠나겠다고 밝혀왔다.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클린턴이 대선 캠페인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클린턴은 “나에게 중요한 것은 내가 올라갔던 외줄타기에서 내려와 여생을 즐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턴은 지난해 모든 인터뷰마다 이를 반복했지만 정치적 의문점은 축소되지 않았다.
ABC뉴스의 데이나 휴는 클린턴은 20여년간 최고의 유명세를 치르며 공적인 삶을 살았다며 클린턴의 2016년 대선 도전을 염원하는 웹사이트가 이미 2012년 대선이 끝나기도 전에 개설됐다고 전했다. 한 쇼핑몰에서는 “2016년에는 힐러리를”이라는 문구를 넣은 셔츠를 팔고 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아내가 어떤 결정을 하던지 그것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가 아내를 만났을 때, 공직에서 봉사하는 최고의 재능을 부여받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는 여전히 그렇게 느끼고 있으며, 그녀를 자랑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유주영 기자 (bo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