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대 상장기업 절반 자본투자 축소 계획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부동산 버블 붕괴로 인한 침체 이후 미국 주요 기업들이 가장 큰 폭으로 투자를 축소하고 나섰다.
내년 경기 전망이 흐린 가운데 최근 기업 행보가 우려를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40대 상장 기업 가운데 절반이 올해와 내년 자본투자를 축소할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기업 부문의 경기 활동을 가늠하는 바로미터 격인 장비 및 소프트웨어 투자가 3분기 정체, 2009년 초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를 멈춘 가운데 신규 건물에 대한 투자는 감소 추이로 접어들었다.
이와 동시에 중국과 유로존의 자본재 수출이 둔화되거나 줄어들고 있어 관련 업계의 수익성 저하는 물론이고 거시경제 회복이 보다 지연될 것으로 우려된다.
제품 수요가 둔화되는 한편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어 투자를 축소하거나 늦출 수밖에 없다는 것이 기업 경영자의 얘기다.
대표적으로, 인텔은 반도체 칩 수요 감소로 인해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으며, 자본 투자를 지난해 125억달러에서 올해 113억달러로 줄일 예정이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를 포함한 그밖에 반도체 기업의 상황도 이와 다르지 않다.
천연가스를 포함한 에너지 기업도 대규모 투자 축소에 나서는 업종으로 꼽힌다. 천연가스 가격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투자 여력이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드본 에너지는 원유 프로젝트를 실시한 데 따른 투자로 올해 1~9월 전반적인 투자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 증가했지만 내년 투자는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재정절벽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세금 인상에 대한 부담도 기업의 투자 발목을 잡고 있다는 주장이다.
건설 중장비 업체인 플루어의 데이비드 시튼 최고경영자는 “모든 기업들이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며 “이 문제가 풀리지 않고서는 현금을 두둑하게 보유한 기업조차 투자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