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 후보측, 해임안 부결관련 박근혜 후보에 공개질의
[뉴스핌=이영태 기자]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회에서 8일 김재철 MBC 사장 해임안이 부결되자 외압설이 제기되면서 대선정국의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 측은 9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게 김 사장 해임안 부결 외압의혹에 대해 공개질의서를 보냈다.
안 후보 캠프 송호창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공평동 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임안을 방문진이 부결시킨 것은 누가 봐도 공영방송 MBC에 재갈을 물리고 불공정 보도로 특정후보를 지원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송 본부장은 "이 과정에서 하금열 대통령실장과 박근혜 후보 캠프의 김무성 총괄본부장이 이사들에게 직접 전화를 해 유임을 종용했다는 증언이 나왔다"며 "국민의 지탄을 받는 김재철 사장의 비호세력이 누구인지 밝혀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박 후보에게 보낸 공개질의서에서 "지난달 박 후보는 공영방송 사장 선출을 납득 가능한 수준으로 투명하게 하겠다고 말씀하셨다"며 "그렇다면 이번 김재철 사장의 유임은 옳은 결정이라 생각하느냐. 본인의 소신에 부합하는지 밝혀 달라"고 질문했다.
또한 "김재철 사장의 거취 문제에 대해 김무성 본부장과 박 후보가 어떤 협의를 했는지 또는 보고를 받았는지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대선주자들이 공동으로 김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조속히 MBC를 정상화할 것을 제안한다"며 "관건은 박 후보의 동참 여부다. 박 후보가 동참하면 김 사장도 더 이상 국민을 우롱하며 버티지 못할 것이다. 공동 해임촉구에 동참할지 밝혀 달라"고 촉구했다.
안 후보도 이날 오전 MBC노조를 방문해 김 사장 해임안 부결 관련 현황을 묻고 노조원들을 격려했다. 지난 5일 임시 대의원회의를 열고 파업 재개를 결의한 MBC 노조는 "12일 열리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김 사장 청문회 이후 재파업 돌입 시점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방문진은 8일 서울 여의도 방문진 사무실에서 임시이사회를 열어 김 사장 해임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표결 결과 반대 5, 찬성 3, 기권 1로 부결됐다. 방문진의 야당 측 이사들은 노사 갈등과 MBC 정상화 해결 의지 부족 등을 이유로 사장 해임안을 제출했었다.
◆ 양문석 방통위 상임위원, 외압설 제기하며 사퇴…민주당도 비판 가세
양문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과 민주통합당은 해임안 부결에 외압설을 제기하며 반발했다. 양 상임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하금열 대통령실장과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김무성 총괄본부장이 방문진 김충일 이사에게 전화해 김 사장을 유임시키도록 했다"고 의혹을 제기하면서 방통위원직을 사퇴했다.
민주통합당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도 성명서를 통해 "김재철 사장의 유임은 이명박·박근혜의 정권연장 공동 프로젝트"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위원들은 "박근혜 후보가 내심으로는 편파 불공정 방송에 기대어 정권 연장을 꾀하려 한다면 그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방송을 장악해 독재정권을 만든 것과 다를 게 없다"고 꼬집었다.
문재인 후보 측도 "박근혜 후보의 방송 장악 의도가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외압설을 전면 부인했다. 김무성 총괄본부장은 "김충일 방문진 이사와는 잘 알던 사이로 얼마 전 길에서 만났으나 MBC와 관련해 어떠한 얘기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