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연춘 기자] 재계에서 '부부경영'의 대표격으로 손꼽히는 오리온그룹. 담철곤 회장과 이화경 사장이 오랜기간 경영을 진두지휘하면서 붙여진 별칭이다.
'부창부수 경영'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자리잡고 있는 오리온그룹의 결과물은 어떨까. 겉으로 보여지는 이미지와 달리 성과물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이와 별개로 오리온그룹의 '부창부수 경영'도 1년 넘게 중단되면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재계의 시선을 끄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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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 회장은 300억원 대의 회사돈을 횡령 때문이다. 담 회장은 지난 1월19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갖가지 의획에는 담 회장 뿐만 아니라 부인인 이화경 사장까지 연결 산상에 있다. 비자금의 사용처가 고급와인과 명품시계 같은 고급제품들로 국민들 사이에서는 위화감마저 조성했다는 것이다.
8일 오리온그룹 내부에 따르면 담 회장과 이 사장은 지난해 오리온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와, 이에 따른 구속사태를 겪은 이후 현재까지도 본사사옥에는 출근하지 않고 있다.
출근경영을 중단한지 벌써 1년이 훌쩍 넘어버렸다.
담 회장은 구속사태 이전에는 오전 8시에서 9시 사이면 어김없이 평소 즐겨타는 마이바흐 승용차를 타고 출근했었다. 오전 내내 각 사업부문별로 보고를 받고 임원진과의 회의도 거의 매일 아침 이루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구속 이후 올해 초 석방된 이후 지금까지 출근경영은 재개되지 않고 있다. 올해 1월 집행유예로 석방된 이후 빠른 출근경영이 그룹 안팎에서 점쳐졌지만 예상은 빗나간 것.
다만, 담 회장은 오너가 의사를 결정해야 하는 중요 회의 정도는 잠시 참석하고 있다는 게 오리온 내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 사장도 마찬가지다. 남편인 담 회장과 함께 검찰 수사를 받고 담 회장의 구속 이후에도 구치소로 매일 면회를 갈 정도였지만 정작 경영현장 복귀는 늦춰지고 있다.
창업자 딸 답게 평소 카리스마 넘치는 경영행보로 그룹은 물론 재계에서도 주목받는 여성시대 주인공이었지만 주요 회의가 아니면 출근경영을 자제하는 분위기이다.
오리온은 식품 이외 업종을 대부분 정리한 상태다. 그동안 오리온그룹은 제과와 함께 엔터테인먼트와 외식사업 등에서 영역을 넓혀왔지만 2006년부터 차츰 발을 빼는 분위기다.
편의점 체인 바이더웨이를 2006년에 매각했고, 2007년에는 메가박스 지분을 전량 팔았다. 케이블TV 사업체인 온미디어를 2008년에, 지난해에는 외식업체 롸이즈온도 팔아치웠다.
현재 제과를 제외한 계열사는 미디어플렉스, 건설사업인 메가마크, 스포츠복권 업체인 스포츠토토만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계열사들은 사업특성상 자금 소요가 큰 반면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받기 힘든 구조다. 이때문에 매년 초라한 실적을 기록하며 체면을 구겼다.
특히 상장사인 미디어플렉스의 경우 매년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미디어플렉스는 지난해 9월 30일 기준 79억4000만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매출 감소가 이어지며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비상장사인 스포츠토토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스포츠토토는 490억22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지만 분기마다 매출 감소를 보이고 있다. 비상장사 메가마크도 10억44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지만 기대에 못미치는 실적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건설분야가 이렇다할 성적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리온그룹 홍보실 관계자는 "담철곤 회장은 제과사업을, 이화경 사장은 엔터테인먼트와 외식사업을 각각 맡는 책임 경영에서 메가박스 및 베니건스 매각이후 '부부경영'보다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변화되고 있다"면서 "현재 오너경영의 판단이 필요한 회의 때는 담철곤 회장이 참석한다"고 말했다.
한편, 오리온그룹은 고(故) 이양구 전 동양그룹 회장이 1956년 풍국제과를 인수해 동양제과공업을 설립한 것이 모태다. 현재는 제과는 물론 외식, 스포츠복권까지 다양한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담 회장은 이 전 회장이 둘째 딸인 이 사장과 결혼해 동양가 사위이자, 오리온그룹 오너가 됐다. 이 사장도 이 전 회장의 혹독한 후계자 수업 방침에 따라 19세에 동양제과 사원으로 입사해 여러 사업을 다양하게 경험하며 주목받는 여성 경영자 반열에 올랐다.
[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