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 부품조달 전략상 커다란 '리스크'
[뉴스핌=노종빈 기자] 미국 애플이 최근 유동성 위기설이 제기되고 있는 일본 샤프에 올해 20억 달러(약 2조2000억원) 가량을 지원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주된 근거는 애플의 올해 회계연도 연간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투자규모가 103억달러(약 11조 3000억원)를 기록, 전년도 예상치인 80억달러보다 23억달러(약 2조 5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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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 日샤프에 2조원대 공급자금융 지원?
7일(현지시간) 시장분석업체인 어심코의 호레이스 데듀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올해 회계연도 투자 규모가 계획보다 최대 34%나 더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이같은 투자 증가는 애플이 디스플레이 패널을 납품해온 일본 부품업체인 샤프에 대해 20억달러를 지원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애플은 자금 압박을 받고 있는 샤프에게서 안정적으로 부품을 공급받기 위해 '벤더파이낸싱(vendor financing)' 형태로 자금을 투입했을 것으로 관측됐다.
다시말해 애플이 자금을 선지원하면 샤프는 생산된 부품의 납품으로 되갚는 형태로 자금을 지원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 애플, 원금회수보다 '부품확보' 리스크 클 듯
데듀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투자가 확대된 부분은 불특정적이고 일반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투자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 때문에 샤프가 구제금융을 신청해 경영권을 채권단이 접수할 경우 애플의 투자 또는 자금지원은 계약형태나 인식방법에 따라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커진다.
이럴 경우 애플은 투자원금의 회수도 문제지만, 그만큼 안정된 부품공급이나 품질납기 등을 확신할 수 없어 경영 상의 커다란 리스크를 떠안게 되는 셈이다.
샤프는 올해 초 애플 아이폰 조립업체인 중국 폭스콘으로부터 10억달러(약 1조 1000억원)의 투자를 조달할 계획이 있었으나 성사되지 않았었다.
IT업계 일각에서는 애플의 이같은 부품조달 리스크는 그동안 안정적 협력관계를 지속해오던 삼성전자로부터 이탈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과 결부해, 애플 스스로 화를 자초한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 샤프 유동성 위기…구제금융 가능성
샤프는 최근 유동성 위기에 휩싸이면서 구제금융 지원 가능성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 5일 아시아 증시는 샤프의 구제금융설의 영향 등으로 일제히 하락하기도 했다.
샤프가 사상 최대의 적자 전망을 내놓은 데 이어 구제금융 신청설이 나오면서 투심이 급랭했기 때문이다. 샤프는 당시 5%대가 넘는 폭락을 기록했다.
일본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샤프는 정부 산하 기업재생지원기구나 산업혁신기구에 자금지원을 요청할 수 있을 전망이다.
샤프는 올해 상반기에만 1030억 엔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샤프를 비롯한 일본 주요 전자업체들은 기록적인 엔고 등으로 인한 경쟁력 저하와 한국의 삼성전자, LG전자 등에 밀리면서 주문 감소로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