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태 기자] 다음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30일 국회에서 행한 연설문 전문이다.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국회 연설(1)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존경하는 강창희 국회의장님과 국회의원 여러분, 그리고 주한 외교단과 내외귀빈 여러분.
저는 오늘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처음으로 대한민국 국회에서 말씀드릴 기회를 갖게 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한국과 유엔의 길고 특별한 인연을 생각할 때, 저의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면서 대한민국 민의의 전당인 이 자리에 서게 되어 더욱 감회가 깊습니다.
한국의 눈부신 발전은 유엔과 함께 이루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한국과 유엔의 특별한 관계는 1948년에 시작되었습니다. 한국 최초의 총선에 유엔이 사상 처음으로 선거감시단을 파견하였습니다. 2년뒤 한국전 발발로 유엔이 한국을 수호하기 위해 오면서 한국민에게 더욱 소중한 희망의 등대가 되었습니다.
유엔의 도움으로 한국은 전쟁의 참상을 극복하고 짧은 기간 동안 놀라운 경제발전과 성숙한 민주주의를 이루어냈습니다. 오늘 한국은 유엔이 추구하는 이상과 목표를 잘 대변하는 모범 사례입니다.
저는 세계 각국을 다닐 때마다 한국의 민주화와 경제개발 경험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세계 지도자들의 한국배우기 열풍이 얼마나 큰지 저 자신도 놀랄 때가 많습니다.
이제 한국은 문화, 스포츠, 예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커다란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최근의 ‘강남스타일’ 열풍이 보여주듯이 한류, K-pop을 통하여 한국은 세계 문화의 새로운 흐름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런던 올림픽에서 보여준 한국의 저력에도 세계 스포츠계가 놀랐습니다. 이처럼 젊고 창의적이며 역동적인 한국은 지구촌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국회의장님과 국회의원 여러분,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인류가 꿈꾸는 보다 안전하고 번영하는 세계의 미래를 향해서 한국과 유엔이 어떻게 함께 나아갈 수 있을지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저는 국민의 뜻과 열망을 대변하는 국회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인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세계 어디를 방문해도 그 나라의 의회 지도자들과 대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의회는 “국민을 가장 우선적으로 섬기는(Put people first)” 국가기관이며, 이러한 의회의 역할은 유엔 헌장의 정신(We, the peoples)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입니다.
존경하는 국회의원과 내외귀빈 여러분,
지금은 불확실성과 격변의 시대입니다. 전 세계 도처에서 불안정 (insecurity)과 불평등(inequality), 부정의(injustice)와 불관용 (intolerance)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어느 한 국가 또는 어느 한 조직의 노력만으로는 대처가 불가능합니다.
이러한 전 지구적 도전은 보다 효율적인 전 지구적 개입과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엔은 다자주의(multilateralism)를 새롭게 강화하는데 더 큰 역할을 할 것을 요청받고 있습니다.
유엔은 가장 보편적인 범세계적 기구로서, 인류의 공동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전 세계 도처에 가장 광범위한 조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계 경제위기로 인해 유엔의 재정형편은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또한 상황의 악화로 세계의 취약계층을 도와야 하는 유엔의 활동수요는 증대되고 있습니다. 세계의 평화안보, 개발, 사회분야에서 늘어나는 수요를 다룰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세계가 한국을 도와주었을 때, 외국의 많은 사람들이 “우리도 경제가 어렵고 국내에 많은 문제가 있는데 왜 멀리 있는 그들을 도와주어야 하느냐”는 의문을 제기했었던 사실을 잊으면 안됩니다. 그러한 의문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올바른 일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한국이 도움을 필요로 할때 도와주었던 것입니다.
금년초에 저는 이러한 세계적 연대의 중요성을 염두에 두고 향후 5년간 중점을 둘 우선순위 과제를 제시하였습니다. 이와 함께 유엔의 전면적인 개혁, 그리고 민간부문과의 파트너십 확대를 통해 “보다 작은 재원으로 보다 큰 성과를 거두기 위한(do more with less)” 노력을 회원국들과 협력하여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저는 유엔이 보다 투명하고 효과적이면서 책임성 있는 조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에는 국제사회가 유엔과 더불어 세계적 “선정(good governance)”을 펼쳐가겠다는 의지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분쟁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예방과 즉시 대응의 강화, 그리고 자연재해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준비태세 제고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불안한 국제 안보환경속에서 대량살상무기와 재래식 무기의 감축, 비확산 노력도 배가해야 합니다. 핵안전을 제고하고 핵테러리즘을 차단하는 데에도 만전을 기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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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