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대우건설은 이익률 상승
[뉴스핌=백현지 기자] 국내건설사의 수주 텃밭인 중동 발주가 감소하면서 수주지역과 사업구조 다각화가 건설사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12일 해외건설협회 등에 따르면 올 1~3.4분기간 중동지역의 공사발주 물량은 과거 6년 평균대비 21.9% 감소한 1137억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건설사의 '텃밭'으로 여겨지던 중동지역에서 발주가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국내 건설사가 중동에서 수주한 금액은 약 295억4000만 달러로 지난해 전 세계에서 수주한 공사금액(591억4400만달러)의 49%를 차지했다.
수익성도 나빠지고 있다. 중동지역은 수의계약 방식이 아닌 최저가 입찰제를 적용해 시공사를 선정한다. 이 때문에 저가수주가 만연하고 있다.
때문에 중동지역에서 수익을 높이려면 수주량을 늘려야 하지만 공사가 줄어 어려운 형편에 놓인 것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EPC(설계, 구매, 시공) 프로젝트는 최저가입찰 위주로 업체가 선정되다보니 가격을 원가에 근접하게 제출해버리는 경우가 많다"며 "예전에는 자재 구매, 설계 변경 등을 통해 이익률을 10%이상 확보했지만 이제는 그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중동에서 벗어나 수주 텃밭을 확대하고 수익모델을 다각화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 건설사들은 중동 물량이 줄어드는 가운데 비중동 지역 수주와 국내주택사업을 통해 실적개선을 꾀하고 있다.
GS건설은 지난해 11월 스페인의 수처리업체인 '이니마'를 인수했다. 아울러 미주, 유럽, 아프리카 등지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삼성물산은 해외 프로젝트에서 단순 시공사로 참여를 넘어 일정 지분 출자 후 도급을 받는 디벨로퍼 방식의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올해 3월 수주한 영국 저탄소발전프로젝트인 돈 밸리(Don Valley) 사업에서 15%의 지분을 갖고있다.
현대건설도 중동 중심의 수주전략에서 벗어나 전통의 강세지역인 싱가폴과 동남아시아 국가들로 수주처를 확대하고 있는 상태다.
사업다각화는 업계의 실적에 그대로 반영될 전망이다. 주요 6개 대형사(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GS건설, 대림산업, 삼성엔지니어링)의 매출액에서 원가를 공제한 이익의 비율인 매출총이익률(Gross Profit Margin: GPM)을 살펴보면 대부분 지난해 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오히려 GPM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건설사도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9.8%를 기록했지만 올해 10.4%로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지난해 8.7%에 머물렀던 해외부문 이익이 올해 3분기말 10.0%까지 상승한데 따른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건설은 4분기에도 필리핀, 베트남, 미얀마 등 비중동지역에서 수주가 유력시되고 있다.
또 활발한 주택사업을 추진하는 대우건설도 긍정적인 GPM이 예상된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대우건설은 지난해 9.7%에서 올해 10.5%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국내주택부문에서 지난해 13%, 올해 상반기에도 15%가 넘는 마진율을 기록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지금 당장이 문제가 아니라 2014년이후에는 중동발주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지역 다변화를 준비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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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