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이 스페인의 구제금융 필요성을 일축했지만 재정 부실은 오히려 악화되는 양상이다.
3분기 스페인 경제가 5분기 연속 침체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내년까지 재정적자 목표 수준을 달성하지 못할 전망이다.
어플라이드 이코노믹 리서치 파운데이션은 9일(현지시간) 스페인 정부가 1970년대 이후 가장 강도 높은 긴축을 실시하는 한편 세수 확충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재정적자는 지난해 수준인 GDP의 9.4%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재정수지 목표 달성을 더욱 어렵게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3분기 스페인 경제는 5분기 연속 침체를 지속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적어도 2017년까지는 스페인 경제가 2008년 수준의 성장을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페인 정부가 구제금융 요청에 나서지 않고 있지만 재정 상황은 급속하게 악화되고 있다. 올 연말 공공 부채는 GDP의 85%로 17%포인트 상승할 전망이며, 재정적자는 7%를 기록할 전망이다. 내년 재정적자 역시 5.7%를 기록, 목표 수준인 4.5%에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루비니 글로벌 이코노믹스의 메건 그린 디렉터는 “스페인이 재정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며 “사실 재정 목표는 경제적인 자살 행위와 같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롬바르드 스트리트 리서치의 다리오 퍼킨스 디렉터는 “스페인 경제는 정상적인 궤도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다”며 “거시경제와 재정 상황이 총체적으로 무너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스페인의 연이은 긴축안 실패로 인해 EU와 유럽중앙은행(ECB)의 긴축을 근간으로 한 구제금융 얼개에 대해 의문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주택 압류가 저소득층에서 중상위층 가계로 확산, 실물 경기가 악화되는 단면을 드러냈다.
외신에 따르면 신규 주택 압류 가운데 중상위층 가계가 6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3년 전 압류의 80%는 저소득층 이민자가 차지했으나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상위층으로 타격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한편 시장 전문가는 스페인이 오는 21일 지방선거 이후 만기 도래하는 부채 상환을 위해 구제금융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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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