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매월 400억달러 규모의 모기지 증권을 사들이는 내용의 미국 3차 양적완화(QE)가 본격적인 시행도 되기 전에 회의론이 점차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연방준비제도(Fed)의 QE가 고용을 포함한 실물경기 회복을 이끌어내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원자재 상승 베팅이 급감하는 한편 안전자산 국채 매입에 다시 ‘사자’가 몰리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 매입 프로그램 역시 마찬가지다. 부채위기 진화 효과에 대한 논란이 고개를 든 가운데 유럽안정화기구(ESM)의 규모를 2조달러로 확대하는 움직임 자체가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이다.
24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월가의 펀드매니저들은 연준이 모기지 증권을 사들이더라도 주택 경기가 강한 호조를 보이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주택시장의 회복이 부진한 것은 모기지 금리가 높아서가 아니라 엄격해진 대출 요건과 가계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경기 펀더멘털의 악화를 QE3로 차단하는 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이번주 발표되는 8월 내구재 주문은 4.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RBC는 마이너스 7%까지 폭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구재 주문은 산업 생산과 자본 지출의 선행 지표인 만큼 전문가 예상이 현실화될 경우 실물 경기의 급격한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모간 스탠리의 애덤 파커 전략가는 “연준이 3차 QE가 주식시장을 띄우는 데 역부족이라는 사실을 머지않아 알아차리게 될 것”이라며 “연내 4차 QE가 단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자들 사이에 QE가 QEternity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헤지펀드의 상품 상승 베팅 축소 역시 QE에 대한 신뢰가 희석되는 신호로 풀이된다. 헤지펀드는 18일 기준 한 주 동안 원자재 상승 베팅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헤지펀드가 원자재 매수 포지션을 줄인 것은 이달 들어 처음이다.
중국과 유럽의 제조 경기가 중앙은행의 부양에도 위축되는 등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소(CFTC)에 따르면 헤지펀드의 상품 선물옵션 매수 포지션은 1.7% 줄어든 130만7000건으로 집계됐다.
지난주 24개 주요 상품 가격을 추종하는 S&P GSCI 현물 인덱스는 4.4% 하락, 7월말 이후 처음으로 조정을 받았다.
한편 유로존의 구제금융 펀드인 ESM은 출범도 하기 전에 기금을 당초 계획보다 5배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독일 정부가 뚜렷한 반대 입장을 밝혔을 뿐 아니라 시장 투자가들도 불신을 표시하고 나섰다.
디아스포라 상품 운용의 숀 코리건 전략가는 “기금 규모를 2조유로로 확대한 후에도 부채위기를 진화하는 데 충분하지 않을 경우 정책의 큰 틀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SM의 출범 자체가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연초와 달리 유로존의 부채위기가 스페인과 이탈리아까지 급속하게 번진 데 따라 기금의 규모에 대한 논란이 고개를 들었다.
ESM은 유로존 정책자들이 강구한 부채위기 대책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불신이 가시화될 경우 파장이 상당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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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