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은지 기자] 지난 2008년 발생한 금융위기의 재발을 막기 위해 제정된 금융개혁법, 이른바 '도드-프랭크 법'이 위기 재발 방지에 큰 효과가 없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직 미국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의장을 지낸 빌 아이작과 리처드 코바세비치 전 웰스파고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2일 CNBC 방송의 '스쿼크 박스'에 출연해 과거 규제 메커니즘은 금융 기관들의 위험성을 제어할만한 능력이 없었다면서, 이어 발표된 '도드-프랭크 법' 역시 미래의 금융위기를 막을 힘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코바세비치는 '도드-프랭크 법'에 대해 "페니 메이와 프레디맥을 구제하기 위해 납세자들이 지불해야 하는 1800억 달러의 '고지서'와 같다"면서 "이 비용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드 프랭크 법'의 복잡한 내용이 소규모 은행들에 부담으로 작용하며 또 대형 은행들을 더욱 대형화시킬 뿐이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과거 규제 당국의 관리 소홀에 대해서도 두 전문가는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규제 당국이 금융회사들을 감독할만한 힘을 갖고 있었음에도 이를 소홀히 해 금융위기를 불러왔다는 지적이다.
아이작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는 일어나지 않았어도 됐다"며 규제 당국의 '의지부족'이 금융위기를 촉발했다고 주장했다.
코바세비치도 이에 동의하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실패한 모든 것들을 제어할만한 5개의 안전장치가 있었다"며 신용평가사들과 페니메이·프레디맥, 증권거래위원회(SEC), 은행 및 연방 감독자들을 꼽았다.
그는 투자은행들이 발행한 주택저당대출담보부증권(MBS)을 언급하면서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신평사들은 '트리플 A' 등급을 부여할 수 있었나"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는 모기지 사업부를 조금이라도 안다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코바세비치는 페니 메이와 프레디 맥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중 상당수를 보증했다는 점과 함께 SEC가 신용평가사들과 투자 은행들의 감독관이었다는 것을 강조했다.
연방 감독자들이 모기지 중개업자들을 간과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코바세비치는 서류절차 없이 많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발행한 모기지 중개업자들에 의한 "명백한 사기"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코바세비치의 이와 같은 평가에 이어 아이작은 "SEC에 잘못이 있다. 그들은 수많은 어처구니없는 실수들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아이작은 이어 연방준비제도(Fed), 바젤협정, 미국 통화 감사원장 등에도 잘못을 돌렸다.
"모두가 고장 났었고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이작은 "분별 있는 개혁이 필요하다"며 "이는 규제 당국으로 부터 시작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훨씬 강력하고 단순한 규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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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이은지 기자 (sopresciou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