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러시아에 최장기간 투자한 두 개 대표 주식형 펀드가 철수할 예정이다. 유로존 부채위기가 깊어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리스크를 극도로 회피하는 움직임이 확산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9일(현지시간) 외신 보도에 따르면 서드 밀레니엄 러시아와 보스톡 나프타 등 러시아 투자 기간이 가장 오랜 두 개 주식형 펀드가 시장에서 발을 빼기로 했다.
지난 1998년 러시아 주식시장에 입성한 서드 밀레니엄 러시아는 투자 손실을 본 데다 펀드를 결성한 포트폴리오 매니저 존 T. 코너가 은퇴하면서 투자를 접기로 했다.
스웨덴 펀드인 보스톡 나프타는 1996년부터 러시아 주식에 투자했으나 지난 15일 보유하고 있던 종목을 모두 팔아치웠다. 글로벌 자산시장 전반에 거쳐 리스크 회피가 크게 고조된 데 따른 것이라고 펀드 측은 설명했다.
트로이카 다이어로그의 크리스 위퍼 전략가는 “2008년 이후 러시아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저조하다”며 “이 때문에 투자자들이 이탈하면서 대표 펀드가 투자를 중단하는 사태에 이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를 포함한 이머징마켓 투자자들이 펀드에서 상장지수펀드(ETF)로 이동하면서 관련 주식형 펀드의 고객 기반이 약화됐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의 설명이다.
또 리스크가 높은 이머징마켓에서 선진국 시장으로 자금을 옮기는 투자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자금 동향 조사업체인 EPFR 글로벌에 따르면 연초 이후 러시아 RTS 인덱스는 달러화 기준 2% 수익률을 올리는 데 그쳐 S&P500 지수 상승률인 12%에 크게 못 미쳤다.
존 코너는 “이머징마켓 펀드가 투자자들의 신뢰를 상실했다”며 “상당수의 투자자들이 해외 시장보다 미국 시장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BNP 파리바에 따르면 지난 2008~2009년 사이 글로벌 투자자들은 러시아 증시에서 최소한 2900억달러의 자금을 인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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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