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동호 기자] 전략비축유 방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 지역 우방들과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반대에 직면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유가 상승세를 저지하기 위해 전략비축유 방출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나, 아시아의 우방들과 IEA는 지금 그러한 조치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17일 미 백악관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미국 정부가 전략비축유 방출을 검토 중이라고 인정했다. 아직 미국이 완전한 경기 회복 단계에 진입하지 못한 상황에서 유가가 갤런당 4달러를 위협하자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부대변인은 "전략비축유 방출이 (유가 상승을 막기 위한) 옵션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IEA의 마리아 반 더 호벤 사무총장은 "(전략비축유를) 방출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최근 원유시장에 충분한 공급이 이뤄지고 있어, 전략비축유를 방출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하며 "IEA의 다른 멤버들과 전략비축유 방출 가능성에 대해서 논의한 바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80달러까지 오른 상태로, 최근 상승세를 지속하는 모습이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11월 6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유가 안정을 위해 전략비축유를 활용할 것을 요구받고 있는 상황.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이 캐나다와의 송유관 설치를 지연시키고, 해양 유전 개발을 제한한 것이 유가 상승을 가져왔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전략비축유 방출 논의에 대해 유럽과 아시아 지역 국가들은 다소 상반된 입장을 나타냈다.
CNBC 보도에 따르면, 영국과 프랑스는 비축유 방출 가능성에 대한 논의에 개방적인 입장을 보인 반면, 한국과 일본의 정부 관계자는 그런 조치를 취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의 일본 정부 당국자는 "비축유 방출은 가격이 높을 때 하는게 아니라 공급이 부족할때 하는 것"이라며 "현재는 공급이 충분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략비축유 방출에 대한 논의 소식이 전해지며 지난 주말 브렌트유 가격은 2% 가량 하락한 배럴당 113달러에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전략비축유 방출 여부 결정은 9월 3일 노동절 대체 휴일 이후에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적 노동절을 기점으로 미국의 유가가 하락했던 만큼 이번에도 이에 대한 모니터링이 이뤄진 후 비축유의 방출 여부가 결정될 것이란 관측이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8개국(G8)은 올해 초 유가 급등을 막기 위해 전략비축유 방출을 검토했으나 이후 유가가 안정세를 되찾으며 이를 보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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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