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西·伊등 주변국 국채매입,부작용 초래 지적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이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 수익률 상승을 차단, 위기를 진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2~3년 후 오히려 부메랑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ECB의 국채 매입은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단기물 국채 발행을 늘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이 때문에 단기 부채가 큰 폭으로 늘어나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진단이다.
8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ECB의 주변국 국채 직접 매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높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글렌데본 킹 애셋 매니지먼트의 니콜라 마리넬리 매니저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ECB의 접근 방식은 오히려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며 “단기물 국채 매입에 집중한다는 계획은 상당히 위험한 움직임”이라고 주장했다.
내년 이후 매년 대규모 부채를 만기 연장해야 하기 때문에 주변국 부채 부담 및 디폴트 리스크를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이탈리아 부채의 평균 만기는 6.7년으로 200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이탈리아 정부의 목표는 7년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이 수준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스페인의 경우 평균 만기가 6.3년으로 200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마뉴먼트 증권의 마크 오츠왈드 전략가는 “ECB의 단기물 국채 매입은 수익률을 떨어뜨리는 동시에 스페인과 이탈리아 정부에 단기물 국채 발행을 늘릴 동기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당장은 부채 부담이 경감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곧 이를 상환해야 할 시점이 찾아오고, 이는 재정난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스탠다드 차타드의 토마스 코스테그 이코노미스트 역시 “듀레이션을 축소할 경우 롤오버에 대한 리스크가 그만큼 커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제시한 카드는 전혀 ‘게임 체인저’가 아니다”라며 “리스크는 여전하고, 투자자들은 조만간 인내심을 잃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