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KT의 지원과 믿음, 올림픽 쾌거 잉태
[뉴스핌=양창균 기자] 하계 올림픽 사상 첫 개인종목 2연패를 달성한 진종오 선수(사격 국가대표)를 둘러싼 한화그룹과 KT간 금빛 삼각라인이 세간의 화제다. 진종오 선수의 금빛 성과뒤에는 한화그룹과 KT가 자리잡으면서 다양한 이야기거리를 쏟아내고 있다.
진 선수는 이번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2관왕과 개인종목 2연패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진 선수의 금빛사격후에는 꼭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이석채 KT 회장이 등장, 그를 격려했다.
김승연 회장은 국내 사격대회를 개최해 사격선수(인)의 저변을 확대했고, 이석채 회장은 진 선수가 경기용으로 쓰는 권총을 지원하는등 두 회장 모두 진 선수를 포함해 국내 사격선수에게는 든든한 후원자이다.
국내 굴지 두 그룹 회장의 '믿음'과 '지원'이 런던 올림픽에서 사격부문 쾌거를 낳은 것.
사진 왼쪽부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진종오 선수, 이석채 KT 회장. |
김 회장은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은메달리스트 강초현 선수가 대전 연고의 실업팀이 없어 진로가 불투명하게 되자 강초현선수등 우수 선수 육성과 발굴을 위해 갤러리아사격단을 창단케 했다.
이후 한화그룹은 김정 고문이 2002년 6월부터 대한사격연맹 회장을 맡아오며 지금까지 80여억원의 사격발전 기금을 지원하는 등 국내사격 발전 및 기여를 위해 재정 분야를 포함한 전반적인 후원을 하고 있다.
특히 사격연맹이 만들어진 뒤 기업이 주최하는 전국사격대회인 '한화회장배 전국사격대회'를 2008년 창설, 비인기 종목인 사격 활성화와 저변확대는 물론 선수들의 실질적인 경기력 향상을 이끌었다. 국내 사격선수들 사이에서 한화회장배 전국사격대회는 ‘사격 선수들의 꿈의 무대’로 통하고 있다.
국내대회 중 유일하게 전 종목, 전 부문별로 종이표적이 아닌 전자표적으로 경기를 진행, 국제사격연맹 경기규정을 준수해 운영하는 유일한 대회로 선수들에게 국제 대회의 경험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지원을 바탕으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16년만에 금메달을 안긴 진 선수를 신호탄으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단일종목 사상 최대인 금메달 13개라는 대기록을 달성한 바 있다.
김 회장은 5일 밤 늦게 진 선수에게 전화를 걸어“기업의 후원보다 선수 개개인의 노력과 땀의 결과”라며 “비인기 종목이라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도전과 투혼의 세계일류를 만들어 낸 승리의 역사가 자랑스럽다”고 축하했다.
김 회장 못지 않게 이석채 KT 회장도 진 선수에게 과감한 투자를 했다.
일반적으로 스포츠 선수들이 기업의 후원을 받거나 기업의 스포츠단에 소속돼 기간이 끝나면 자유계약 선수로 전환되는 것과 다르게 진 선수는 KT 정규직원이다. KT가 안정된 직장을 제공해 진 선수가 사격에 집중케 한 것.
재미있는 일화는 진 선수가 쓰고 있는 권총이다. 진 선수가 사용중인 권총은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것으로 이 회장이 지원해줬다. 150년 역사를 자랑하는 오스트리아 총기회사 스테이어 스포츠가 진 선수 만을 위해 만들어 준 스페셜 에디션(한정판)이다. 금액으로 환산하기는 어렵지만 최소 수백만원대에서 수천만원까지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 회장은 진종오 선수가 해외대회 참가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클래스를 이용할 수 있게 특별히 배려했다.
KT는 1985년부터 아마추어 사격종목을 지원해 왔다. 비인기 종목인 사격은 KT의 지원으로 지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이은철 선수가 금메달을 따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 회장은 6일 아침 7시 30분경 진 선수와 전화를 통해 "대한민국 스포츠 역사상 길이 남을 자랑스런 업적을 쌓았다"며 "앞으로 KT는 인기종목뿐 아니라 비인기 종목도 열심히 지원해 젊은 선수들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진 선수의 포상금도 어마어마하다. KT의 경우 금메달 2개를 따낸 진 선수에게 2억원의 포상금 지원계획을 잡고 있으며 한화그룹도 김 회장의 지시로 포상금을 준비하고 있다.
이런 열정 때문일까. 진 선수의 사격 2연패 소식 뒤 한화그룹과 KT간 미묘한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진 선수의 사격 2연패 뒤에는 두 기업의 든든한 후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 사실이다. 다만 누구의 지원이 더 컸는지는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한화그룹이나 KT 모두 진 선수의 2연패 달성 뒤 자사 회장의 공이 더 크다고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진 선수의 귀국 뒤 행보는 스포츠계 및 재계의 또 다른 관심 포인트이다. 단적으로 진 선수가 귀국 후 김 회장과 이 회장 중 누구를 먼저 찾을지를 놓고 양 그룹의 신경전이 벌써부터 치열하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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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양창균 기자 (yang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