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FOMC 기대 높지만, 지나치면 또 후회할 수도
[뉴스핌=김사헌 기자]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도 올해 무더위와 가뭄에 탈진한 모양이다. 좀더 강한 경기 부양 신호를 보냈을 뿐, 행동으로 뒷받침하진 않았다. 하지만 금융시장은 여전히 연준이 추가적인 완화정책 쪽으로 한 걸음 다가섰다고 진단하고 있다.
1일(현지시각)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틀간 열린 정책회의에서 다수결로 2014년 말까지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필요할 경우 추가 부양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FOMC에서 계속 반대표를 던진 제프리 래커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번 회의에서는 제로금리 유지 기간을 명시하지 말고 경제 여건이 하락할 때까지로 내용을 변경하자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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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 7월 18일 의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당시 버냉키 의장은 당시 경제 여건이 여전히 취약하며, 연준이 그에 따라 필요하다면 더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이번 FOMC는 "경제활동이 다소 둔화된 상태이며 실업률이 8.2%로 높은 상황"이라고 평가하고 경제성장이 몇 분기 동안 완만할 것이며 반등이 느릴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지난 6월 회의 때까지만 해도 FOMC는 "경제가 점진적인 확장 상태에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경제 전망에 대한 우려는 곧 연준 정책 결정자들이 취약한 경기를 살리기 위해 추가적인 완화정책 실시에 한 걸음 더 다가선 것을 시사한다는 지적이다.
◆ 9월 FOMC에 거는 기대 올라갔다
특히 성명서는 "위원회가 경제에 대한 정보와 금융시장 전개과정을 예의 주시하면서(closely monitor), 물가 안정을 유지하는 가운데 강한 경제 회복과 지속적인 고용시장 개선을 지원하기 위한 추가적인 완화정책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자 기사를 통해 연준의 강한 신호는 곧 9월 회의에서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이 있을 것이란 희망을 고취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예의 주시'란 용어가 과거 그린스펀 시절에는 정규 회의 가운데 비상회의 개최를 암시하는 것이었다면서, 버냉키 의장은 이 용어를 큰 의미 없이 사용했지만 어떤 상황이 발생하거나 판단이 들게 되면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달 의회 증언에서 정책결정자들이 8.2%에 머물고 있는 고실업률이 앞으로 더 내려갈 것인지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주말 발표되는 미국 7월 고용보고서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웰스파고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브라이언 제이콥슨이 "아마도 연준은 추가 부양책으로 더 다가서기는 했지만, 실제로 정책을 단행하기 전에 추가적으로 거시지표들을 더 점검하고자 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금융시장의 과도한 기대에 대해 제동을 거는 전문가들도 있다.
◆ 중앙은행에게 너무 기대하진 말아야
마크 거틀러 뉴욕대 경제학교수는 "시장이 원하는 만큼 양적완화 정책을 실시한다고 해도 효과는 상당히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실물 경기 회복에서 연준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기 때문에 금융시장이 연준을 마지막 보루로 기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편, 다음 FOMC는 오는 9월 12일부터 13일까지 이틀간 열린다. 이에 앞서 8월 하순에는 잭슨홀 심포지움이란 중요한 연준의 행사가 있으며, 또 9월 회의는 8월 고용보고서 등 중요 거시지표를 다 보고난 뒤에 열린다.
로이터통신은 칼럼을 통해 대선 때까지 FOMC가 두 번 열리고 대선 이후인 12월에 한 차례 일정이 남았는데 의회 내에서 '재정절벽'을 둘러싼 협상이 진행되고 있고 또 새 정부의 구성과 정책이 나올 것이므로 연준의 운신의 폭은 매우 제한적이고 따라서 6개월 정도는 정책이 동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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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