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스페인을 포함한 유로존 주변국 국채 수익률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반면 미국과 독일 국채 수익률이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우며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은행권 부실 여신에 이어 지방정부의 재정 부실까지 가세,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요청해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번지면서 안전자산 ‘사자’ 심리를 자극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bp 하락한 1.43%를 나타냈고, 30년물 수익률은 3bp 떨어진 2.51%에 거래됐다. 5년물과 7년물도 각각 1bp 내렸다.
이날 10년물 수익률은 장중 1.3960%까지 밀리면서 사상 최저치 기록을 다시 세웠다.
미츠비시 UFJ의 토마스 로스 트레이더는 “글로벌 금융시장 곳곳에서 자금이 이탈, 미국 국채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미 국채 수익률에 대한 논란도 불거졌다. 구조적인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국 국채 수요가 높아졌지만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캔터 피츠제럴드의 브라이언 에드먼즈 채권 전략가는 “국채 트레이더들 가운데 미국 국채 수익률이 매력적이라고 말하는 이들은 단 한 명도 없다”며 “투자 가치를 보고 매입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 상황에 등을 떠밀려 매입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스페인 국채 수익률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10년물 수익률이 장중 7.565%까지 상승한 후 23bp 오른 7.50%에 거래됐다.
2년물 수익률은 장중 99bp 급등, 사상 최대 상승폭을 기록한 뒤 77bp 오른 6.53%를 기록했다.
그리스 10년물 수익률도 199bp 급등한 27.57%를 기록했고, 이탈리아 10년물 역시 17bp 뛴 6.34%를 기록했다.
반면 독일 10년물 수익률은 장중 1.127%로 최저치를 기록한 뒤 1.18%에 거래를 마쳤다. 2년물 수익률은 마이너스 0.06%를 기록, 12일 연속 마이너스 영역에 머물렀다.
투자가들은 스페인 국채 수익률이 현 수준에 머물거나 상승세를 지속할 경우 시장 예상보다 가까운 시일 안에 구제금융을 요청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