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스페인의 부채위기가 크게 고조되면서 유로화가 하락 압박을 받았다.
억대 헤지펀드 매니저 존 폴슨이 유로존 해체 가능성을 50%로 점치는 등 비관적인 전망이 꼬리를 물면서 유로화를 끌어내렸다.
스페인을 포함한 주변국 국채 수익률 급등도 ‘리스크-오프’ 심리를 자극했다.
23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는 1.2134달러를 기록, 0.20%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연일 2년래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달러화에 대해서도 유로화는 약세 흐름을 보였다. 유로/엔은 0.32% 내린 95.12엔에 거래됐다.
달러/엔은 0.13% 떨어진 78.38엔을 기록해 엔화가 달러화에 대해 소폭 상승했다. 달러 인덱스는 0.18% 상승한 83.65를 나타냈다.
유로화에 직접적인 하락 압박을 가한 것은 스페인 재정 문제다. 발렌시아 이외에 6개 지방정부가 중앙정부에 자금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은행권에 이어 국가 부채 해소를 위한 구제금융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된 것.
유로존 4위 경제국인 스페인이 디폴트 위기에 빠질 경우 EU 자체적으로 필요한 자금을 충당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공통된 의견이다.
여기에 그리스가 구제금융 합의안을 이행하지 못하고 디폴트에 빠질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면서 유로화를 압박했다.
커먼웰스 포린 익스체인지의 오머 이시너 애널리스트는 “가뜩이나 막대한 부채를 떠안은 스페인 정부가 지방 정부의 재정 부실을 지원하는 것은 감당하기 힘든 일”이라며 “스페인의 구제금융이 불가피한 수순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무라 홀딩스의 찰스 아모드 전략가는 “유로존의 리스크는 끝이 보이지 않는 사안”이라며 “유로화 하락은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즈호 은행의 닐 존스 유럽 헤지펀드 헤드는 “유로화가 달러화 대비 패러티까지 떨어질 것”이라며 “최근 스페인 국채 수익률 급등은 유로존에 위기 해법이 없다는 시장의 판단이 깔린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