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전략기지 활용차원일뿐 내수 부진 탈출 묘수는 없다
[뉴스핌=김기락 기자] “위탁생산... 르노삼성차에 도움이 될까요? 르노닛산그룹에 도움이 될까요?”
23일 A 완성차 한 임원이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그룹 회장(사진)이 르노삼성차 공장에서 닛산 로그(Rogue)를 위탁생산하겠다는 계획에 대해 꺼낸 말이다.
그는 “르노삼성차의 놀고 있는 생산 라인을 돌린다는 것은 르노닛산그룹 차원에서 도움이 되겠지만 르노삼성차가 현대차와 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와 경쟁하는 것에는 도움이 못될 것”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르노삼성으로 ‘로그’ 위탁생산은 생산라인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그러나 국내 판매 부진에 허덕이면서 위기상황을 맞고 있는 르노삼성차의 ‘인 바운드’ 마케팅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업계는 카를로스 곤 회장의 방한 선물이 두 손들고 반길만한 것은 아니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곤 회장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르노삼성에 1억6000만 달러(약 1700억원)를 투자하고 부산공장에서 닛산의 차세대 로그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억6000만 달러의 투자금은 로그 한 차종에 대한 투자다.
르노삼성차는 2014년부터 차세대 로그를 위탁생산 방식으로 연간 8만대 가량 생산하게 된다. 르노삼성차에서 생산된 로그는 북미와 중국 등으로 전량 수출될 예정이다.
이 같은 곤 회장의 발표를 통해 르노삼성차 내부에서는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9월과 11월 각각 SM3와 SM5 부분 변경 모델을 출시, 내수 부진을 탈출하겠다는 각오다. SM3 Z.E. 전기차와 내년 출시하기로 한 소형 CUV 신차가 예정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련 업계에서는 르노삼성차에 대한 곤 회장의 ‘긴급 수혈’이 어떤 가시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의구심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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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완성차 관계자는 이에 대해 “내수가 시급한데 곤 회장의 지원이 답이 될지 모르겠다”며 “표면상으로 볼 때 르노닛산그룹이 르노삼성차를 수출전략기지로 이용하겠다는 뜻이 아니겠냐”고 설명했다.
르노삼성차의 실적은 최악을 기록하고 있다. 르노삼성차의 올 상반기 판매 실적은 총 8만3062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2.8% 감소한 수치다. 6월만 판매만 해도 내수와 수출을 합쳐 1만2512대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에 머물렀다.
이같은 부진한 실적으로 인한 이미지 실추와 회사 내부의 불안한 움직임 등을 해소할 수 있는 전체적인 변화가 필요하지만 이 보다 영업 현장에서 팔 수 있는 차종이 급하다는 지적이다.
르노삼성차 일선 영업지점 관계자는 “곤 회장이 한국에 즉시 판매할 수 있는 차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했다”며 “내수 침체가 하반기에도 계속될 텐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업계 전문가는 “자동차 회사는 브랜드와 제품이 가장 중요한데 현재 르노삼성차 라인업으로는 이미 한계에 봉착했다”며 “로그 생산 외에 추가 투자시기를 앞당겨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곤 회장이 제시한 위탁생산 보다 현실적인 ‘응급’ 조치가 르노삼성차에 절실하다고 해석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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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