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금값이 내림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투자가들이 연이어 상승에 무게를 둔 전망을 제시해 주목된다. 일부 투자은행(IB)은 금값이 온스당 20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았다.
12일(현지시간)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올해 하반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5000억달러 규모의 양적완화(QE)를 추가로 단행할 공산이 크고, 이에 따라 금값이 가파르게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날 발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추가 QE에 대해 연준이 소극적인 입장이라는 사실이 드러났지만 메릴린치는 여전히 가능성을 열어뒀다.
연준이 공격적인 유동성 공급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결국 3차 QE를 시행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고, 오는 9월 이를 단행할 경우 금이 강한 랠리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 QE가 11월 대선 이후 이뤄지더라도 금값 고공행진은 시기가 늦춰질 뿐 확실시된다고 메릴린치는 강조했다. 내년 온스당 20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값은 지난해 9월 온스당 1918달러로 고점을 찍은 후 20% 하락했다. 과거 안전자산으로 꼽혔던 금은 유로존 부채위기와 글로벌 경기 하강 리스크가 높아진 가운데 전반적인 원자재와 함께 위험 자산으로 분류, ‘팔자’에 시달린 것. 여기에 달러화가 주요 통화에 대해 상승하면서 금값에 하락 압박을 가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 금값 상승을 예고하는 의견이 꼬리를 물고 있다. 메릴린치 뿐 아니라 상품 투자의 귀재로 평가받는 짐 로저스와 헤지펀드 매니저 에릭 스프로트가 대표적인 투자가다.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포함한 통화완화 정책을 지속하면서 인플레이션을 헤지할 수 있는 투자 자산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들의 논리다.
한편 이날 금값은 0.7% 내린 온스당 1565.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