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기업논리 시너지 없으면 '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하이마트와 웅진코웨이 인수전에서 보여준 신 회장의 집중과 선택전략이 투자은행(IB) 업계에서도 긍정적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과감히 선택하고 또 과감히 포기한 이번의 승부사적 기질이 기존의 롯데의 풍토와 다른 바가 커서 더욱 그렇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는 웅진코웨이 인수에서 손 뗐다.
하이마트 인수와 함께 뛰어든 탓인지 앞서 10일 웅진코웨이 인수를 위한 본입찰에 참여했지만 더 이상 인수를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업계 일각에서는 롯데가 1조원이 넘는 하이마트와 웅진코웨이까지 인수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냐는 평가도 오르내렸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하이마트와 같이 인수를 추진했지만 하이마트 인수절차 진행이 속다가 붙었다"며 "양사를 같이 추진하는 게 버겁거나 웅진코웨이의 인수가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동시에 진행하다 하나를 그만두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웅진코웨이 인수 포기는 수년간 M&A를 성사시킨 신동빈 회장의 현명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즉 무리한 인수와 시너지가 없는 업체와의 인수는 하지 않겠다는 것.
롯데 입장에서는 웅진코웨이보다 가전 유통업체 1위를 고수하는 하이마트와의 시너지 효과가 더 컸다.
롯데쇼핑은 하이마트 지분 65.25%를 1조 2481억원에 인수했다. 이에 따라 롯데쇼핑은 가전유통시장 내 점유율 30%에 달하는 거대 가전유통업체의 모습을 갖추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마트 매출액은 올해 롯데쇼핑의 예상 매출액 대비 14% 비중을 차지한다. 인수 이후 IFRS연결기준 매출액 성장성 확보가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이마트는 지난해 매출액 3조 4000억원, 영업이익 2589억원으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인수 추진 당시 웅진코웨이의 인수금액이 알려지지 않아 롯데가 하이마트와 함께 진행하기 금액적인 부분에서 부담이 컸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지만, 웅진코웨이와 시너지효과가 미흡했던 게 포기의 핵심으로 꼽힌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웅진코웨이는 방판사업을 통한 유통망 확보하고 있어 롯데쇼핑에 많은 관심을 샀지만, 양사간 업태의 차이가 있었다"며 "무엇보다 롯데쇼핑이 가전 양판에 욕심을 냈던게 웅진코웨이란 카드를 버리게 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신 회장은 그동안 국내외 유수한 유통업체들과 M&A를 잇따라 성공시키며 그룹의 비약적인 성장을 이끌어왔다.
2008년 인도네시아 마크로 인수를 비롯해 2009년 중국 유통업체인 타임스를 7350억원에 인수, 2010년 GS리테일의 백화점 3개점과 할인점 14개점을 1조 3400억원에 인수하는 등 큼직한 인수건을 성공시킨 바 있다.
앞서 성공시킨 인수 사례에서 무리한 인수는 추진한 적 없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이번 하이마트와 웅진코웨이 인수처럼 맞물렸던 사례는 이례적이라고 언급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지난 국내외 인수 사례에서도 무리하게 인수하거나 업태가 맞지 않는 기업과 추진한 적은 없다"며 "대부분 시너지가 있을만한 기업들을 상대로 추진했고, 안정적인 M&A보다 인수 당시 시장가 한도 내에서 접점을 찾으려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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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손희정 기자 (sonh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