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이어 S&P도 등급 상향.. 정부 "환영"
[뉴스핌= 정경환 김사헌 기자] 필리핀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이 이어지는 가운데, 증시가 빨갛게 달아오르자 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오고 있다. 주변국 증시보다 주가가 비싸고, 세계경제가 악화될 경우 자본유출 시 특히 취약하다는 것이다.
국제신용평가사들이 필리핀 등급을 올리고 있는 것이 외국인 주식자금 유입이 지속되는 배경이 되고 있다.
지난 4일 스탠다드&푸어스(S&P)는 필리핀의 국가신용등급을을 'BB+'로 상향 조정했다. S&P의 'BB+' 등급은 투자등급 바로 아래 단계로서 지난해 6월 또 피치가 제시한 등급과 같다. 다만, 무디스는 필리핀 국가신용등급을 여전히 투자등급에서 두 단계 아래로 제시하고 있다.
S&P는 이번 등급 상향이 "필리핀 재정 취약성이 점차 완화되고 있고 대외 포지션이 강화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의 대외채무는 전체의 42%로 높은 수준이고 외환변동성에 취약한 편이라고 지적했다.
필리핀 정부와 중앙은행 관계자들은 일제이 이번 등급 상향조정을 환영했다. 필리핀 페소화 가치도 4년래 최고치로 뛰어 올랐다.
한편, 국가신용등급 상향 호재가 이어지는 가운데, 올들어 필리핀 증시는 22%나 급등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매수세에 힘입어 필리핀주식거래소(PSE)의 주가수익비율(PER)는 15.9배에 달한다. 이 같은 높은 PER는 주변국인 인도네시아의 12.1배나 태국의 10.5배와 비교할 때 상당히 높은 수준.
지난해 필리핀 증시는 아시아 증시 중에서도 시장 규모에 비해 외국인 자금 유입 비중이 가장 컸다. 노무라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필리핀으로 새롭게 유립된 외국인 자금은 13억 달러 규모로, 필리핀 종합주가지수의 5.6%를 차지할 정도였다.
노무라는 주요 신용평가사들이 필리핀 국가신용등급을 투자등급 바로 직전까지 상향조정하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 자금 유입 추세가 갑자기 바뀔 것 같지는 않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한국이나 대만 쪽에서는 올들어 한 두달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는 경우도 있었지만, 필리핀의 경우 매달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이 순유입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 자금 유입이 많아질수록 해당 증시는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에 취약해지는 법이다. 필리핀 증시에 적극 투자하고 있는 애버딘 애샛 매니지먼트의 제임스 톰 투자매니저도 필리핀의 거시경제 여건이 개선되고 있는 것은 분명히 호재이지만 외국인 자금유출 위험에 노출되는 것은 부담이라고 인정했다.
그는 "[필리핀은] 분명한 리스크가 있는 소규모 시장이며, 경제는 인도네시아에 비해 약간 더 수출의존적이며 태국과 같은 수준"이라면서, "유럽 위기가 심화되거나 세계경제가 악화될 경우 유입되던 외국계 자금이 다시 빠져나갈 위험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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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정경환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