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희준 기자] 2010년 구제역 파동으로 가축을 매몰한 지역에 일률적으로 상수도시설을 설치하면서 과도한 예산을 집행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17일 국회예산정책처의 '가축매몰지 사후관리와 토양ㆍ지하수 환경관리의 적정성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사업지에 2010년 8월부터 2011년 7월까지 약 6411억원 총사업비(국고 4428억원)투입해 약 23만 3000명에게 물을 공급하는 상수도 관망을 건설했다.

문제는 독립가구와 작은 마을 등의 가축매몰지 지역에 상수도를 공급하기 위해 관망을 설치, 재정 투입의 비효율성을 초래했다는 게 보고서의 지적이다.

실제 충남 아산시 사업은 102명에 상수도를 공급하기 위해 약 62억원 투입했고 경북 울진군의 경우는 34명에게 상수도를 공급하기 위해 약 12억원을 사용했다.

전체적으로는 마을상수도 수준의 급수인구인 100~2500명에게 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상수도 공급 사업이 109개(사업수 기준 85%, 국고 투입액 기준 57%)였다. 마을상수도 기준에도 미달하는 100명 미만의 급수인구를 대상으로 한 사업도 18개나 됐다. 산중의 축산 농가에 상수도를 공급하려고 수㎞의 상수도관을 설치한 사례도 확인됐다.

이러다 보니 사업이 추진되면서 1인당 소요비용이 계속 상승했다. 실제 2010년 8월 사업은 1인당 소요비용이 184만원이었지만, 같은해 12월 사업은 240만원, 2011년 3월 사업은 275만원, 같은해 7월 사업은 339만원으로 상승했다. 결국 2010년 8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급수인1인당 사업비는 약 275만원이 소용된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매몰지는 약 5ｍ 정도의 깊이로 조성되기 때문에 소규모 주민이 거주하는 매몰지에는 100ｍ 이하의 깊이에서 끌어올린 지하수를 원수로 활용하는 마을상수도 또는 소규모 급수시설을 제공하면 상수도관보다 훨씬 적은 예산으로 깨끗한 물을 공급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매몰지 지역에 상수도 관망을 건설한 것을 볼 때 2010~2011년에 걸친 가축 매몰지 상수도공급 사업에도 지표수 위주의 물 공급체계와 상수도시설을 과잉 건설한 후 수요처를 찾아가는 공급지향적 상수도 정책이었다"고 평가했다. 필요한 수요를 무시한 과잉 공급 정책이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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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