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종달 기자]골프가 우리네 인생살이와 참 많이 닮았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얘기다. 18홀 구석구석에 삶이 녹아 있다 보니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게 골프다.
마음을 비우자 하면서도 괜한 욕심 때문에 라운드를 망치고 뒤늦게 후회하지 않은 골퍼가 어디 있겠는가. 골프가 뭐 길래 골퍼들의 울고 웃는 인생사는 죽는 날까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일단 골프를 시작하면 죽어야 골프클럽을 내려놓기 때문이다.
인생의 축소판인 골프는 ‘재미’ 때문에 또한 골퍼들을 미치게도 만든다. 골프를 순전히 재미로 보는 골퍼들은 골프와 섹스를 그럴 듯하게 연관시키기도 한다. 그런데 그게 무릎을 칠 정도로 참 기가 막히게 맞아 떨어지니 신기할 따름이다.
모 소설가는 골프와 섹스는 닮은 정도가 아니라 아예 ‘쌍둥이’라고 표현했을 정도다. 그의 표현을 빌자면 ‘타고난 사람도 있지만 누구나 처음에는 잘 못한다는 것’, ‘하고나면 사워를 해야 한다는 것’, ‘하다가 휴대전화가 울리면 멈춘다는 것’, ‘결정적일 때 구멍에 넣지 못하고 헤매면 능력을 의심받기 쉽다는 것, 플레이는 항상 동반자를 배려하고 생각하며 해야 한다는 것...’ 이쯤 되면 골프가 마치 ‘야동’을 보는 것과 같다.
그러나 골프는 에로소설도 아니고 ‘야동’은 더더욱 아니다. 과학이고 예술이다.
골프를 ‘구멍’과 연관 짖는 골퍼들은 십중팔구 이런 골퍼들이다. 동반자보다 드라이버 비거리는 20~30m 더 날려 놓고 1m 이내의 퍼팅은 실패해 지갑을 털리고 만다. 이대근이 장작 패듯 드라이버 장타를 쳐도 구멍에 볼을 넣어야 끝나는 게 골프다.
퍼팅은 퍼터페이스로 볼을 직각으로 때리면 똑바로 굴러가도록 되어 있다. 다음은 브레이크를 읽고 때리는 강약만 조절하면 된다. 이런 기본적인 과학을 무시하고 골프를 무식한 ‘막노동판’처럼 만드는 것은 퍼팅을 가장 쉬운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퍼팅을 ‘국방의 의무’처럼 어쩔 수 없어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한 구멍과 친해질 수 없다. 구멍은 생각보다 예민하다. 모든 걸 던져 친해지는 방법 밖에 없다. 그 친해지기는 연습이다. 퍼터 페이스에 구멍이 뚫릴 정도로 연습하면 구멍은 맨홀 뚜껑처럼 커 보일 것이다.
동네축구를 하다보면 이런 사람이 꼭 있다. 죽어라 볼을 몰고 와 골문 앞에 있는 선수에게 패스해주면 골을 넣기는커녕 볼을 밟고 넘어지는 ‘놈’이 있다.
이렇게 줘도 못 먹는 ‘놈’이 있는 가하면 어떤 상황에서도 볼을 구멍에 넣는 골퍼는 넣는다. 3퍼트, 4퍼트를 하는 골퍼들 사이에서 버디도 하고 파도 하는 게 골프다.
제발 오늘부터라도 구멍 탓하지 말고 퍼터와 친해지자. 괜히 골프를 ‘야동’으로 만들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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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종달 기자 (jdgolf@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