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 임기말에다 내부인사 배제하니 인재難
[뉴스핌=곽도흔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원전 사고에서 납품비리까지 끝없이 이어지는 난맥상에 조직의 수장까지 마땅한 인물이 없어 재공모에 나서는 등 정부의 골칫거리로 등장했다.
지난해 기준 자산총액이 40조336억원에 달하고 올 1분기에도 5000억원이 넘는 흑자를 낸 슈퍼 공기업인 한수원으로서는 자존심에 큰 생채기가 생긴 셈이다.
한수원은 김종신 사장이 잇따른 원전 관리 문제로 지난달 16일 지경부 장관에게 사의를 표명한지 한 달만에 사표가 수리되면서 수장 없는 조직으로 전락했다.
특히 후임 수장까지도 마땅한 인물이 없는 인재난까지 겪고 있다.
홍석우 지경부 장관은 17일 기자들과 만나 “한수원 사장 공모를 실시했는데 마땅한 적임자가 없어 재공모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지난 7일 한수원 신임사장 후보로 김신종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과 홍장희 전 한수원 발전본부장을 추천한 바 있다.
그러나 홍 장관은 “외부인사는 외부인사대로 적임자가 없고 내부출신은 사실상 한수원 문제(내부 비리) 등을 혁신하기에 한계가 있지 않겠냐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언론들이 해외 유명 범죄조직인 마피아에 빗대 ‘원전마피아’라는 극한 용어까지 사용하면서 한수원의 조직 문제를 비판하고 나선 마당에 또 내부 인사를 사장으로 임명할 경우 빗발치는 비난을 피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외부에서도 마땅한 인재가 없다는 것이다.
홍석우 장관은 재정부가 외부인사 추천한 김신종 광물자원공사 사장의 경우 “혁신스타일이 될 수 있지만 적임자가 아니라는 판단 하에 다시 한 번 고민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한수원 사장은 주주총회를 통해 선임되지만 지경부장관이 대통령에게 제청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정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다.
수장이 없는 한수원은 당분간 임원들이 집단지도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홍석우 장관은 “앞으로 비상운영체제로 임원들이 집단지도체제 비슷하게 운영할 예정”이라며 “단, 개혁조치들은 사장이 없더라도 할 수 있는 것은 차질 없이 신속하게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고 공기업 사장은 다음 정부의 눈치를 안 볼 수 없기 때문에 재공모를 한다고 해도 지원자는 거의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원전 같은 경우는 전문성이 굉장히 중요한데 내부 인사를 조직 비리 때문에 채용할 수 없다면 결국 정치적인 선택이 필요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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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