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82조 원 '천문학적 비용' 발생할 듯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그리스가 연정 협상에 최종 실패, 내달 2차 총선을 실시하기로 하는 등 부채위기가 악화 일로다.
시장 관계자들은 내달 그리스의 디폴트 가능성과 유로존 탈퇴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국채시장을 포함한 금융시장도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리스크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둘러싼 쟁점은 뭘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 이와 관련한 현실적인 문제를 짚었다.
먼저, 탈퇴의 실질적인 준비 과정이다. 그리스 정부는 유로존 정책자들과 논의를 거친 후 탈퇴 일정을 결정하고, 새로운 통화를 도입한다. 이후 공공 부문의 임금부터 연기금, 은행 예적금 등 모든 금융거래가 새로운 통화로 전환되는데, 유로화와 새 통화의 초기 환율을 결정한 후 시장 논리에 따라 환전이 이뤄질 전망이다.
그리스가 도입하는 새로운 통화는 급격한 평가절하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아르헨티나와 러시아의 경우 60%~70%에 이르는 평가절하가 이뤄졌고, 그리스도 이와 같은 통화 가치 급락을 경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자본 유출 방지를 포함해 이에 대한 대비도 그리스 정부의 몫이다. 새로운 통화 가치가 바닥을 다지는 시기와 가격은 정책자들의 성과에 달린 문제다. 환율 안정을 찾는 동시에 탈퇴 이후 유로존의 자금 지원 중단에 따른 파장을 극복하는 방안도 그리스가 풀어야 할 과제다.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한다고 해서 기존의 부채가 사라지거나 자동적으로 탕감되는 것은 아니다. 유로화가 아닌 새로운 통화를 도입한 상태에서 기존의 채권자들과 채무조정 협상을 벌여야 한다.
그리스가 유로존을 떠나는 데 따르는 비용도 관심사다. 이를 정확히 집계하는 일은 상당히 어렵지만 국제금융협회(IIF)는 내부 문건에서 1조 유로(원화 1482조 원)로 추정했다. ECB에서 민간 금융회사, 다른 회원국까지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탈퇴 이후 그리스의 민간 기업들은 정상적인 경영이 가능할까. 자금조달부터 막히면서 벼랑 끝 위기에 몰릴 것으로 WSJ는 내다봤다. 탈퇴가 확정되는 순간부터 뱅크런과 신용 경색 등 이른바 무질서한 사태가 현실화된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