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동반 경영을 통해 힘을 실어주고 능력을 평가
[뉴스핌=이강혁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등 재계 총수들이 각종 대외행보에서 후계자를 대동하는 모습이 점차 일상화되고 있다.
그룹 총수 일가의 현장 동반 경영은 일선에서 뛰고 있는 자녀(후계자)들에게 적통성등 무형의 힘을 실어준다. 그룹의 질서를 잡는 효과가 매우 크다.
더불어 총수인 부모가 물려줄 수 있는 최대 자산인 유형의 '비지니스 인맥'을 전수하는 데에 직접적이며 효과적이다.
현장에서 경영의 흐름을 교육시키면서 한편으로는 그 자리에서 후계자들의 경영 능력을 평가할 수 있어 그룹 총수들이 후계자들과의 현장 동반 경영을 즐겨한다.
-왼쪽부터 이건희 삼성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
지난 2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유럽으로 출국할 때, 맏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동행했다. 다음날인 3일,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역시 이건희 회장을 따라 유럽행 비행기를 탔다.
이건희 회장이 그동안 보여준 자녀 사랑이 각별했다는 점에서 이번 후계자들의 동행또한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회장은 어느 총수들보다 국내외 글로벌 행사에서 자녀들을 자주 대동했다.
이건희 회장 유럽 출장길에 큰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전용기 동행을 하자 일각에서 갖가지 의미를 부여했으나 결론적으로 아버지 가 딸에게 후계 경영자에 걸맞게끔 유무형의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판단에는 이견이 크게 없다.
유럽은 이부진 사장에게 미개척지다. 그가 몸담고 있는 호텔신라나 삼성에버랜드는 현재까지 유럽에서 진행되는 사업이 아직은 뚜렷한 게 없다. 때문에 이번 동행 유럽 출국에 이 사장을 위한 이 회장의 '선물'이 있지 않느냐는 궁금증이 일기도 한다.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함께 전용기에 오르지 않은 것은 삼성 총수 일가에서는 불문율이다. 글로벌 그룹 경영진들은 1억분의 1의 위험조차도 대비한다. 이 사장은 다음날 이건희 회장의 스케쥴에 맞춰 출국했다.
이 회장은 결국 이번 유럽 구상에서 이재용 사장과 이부진 사장을 '키우겠다'는 깊은 생각을 어떤 형태로든지간에 구체화할 것으로 그룹안팎에서는 내다본다.
재계 10위권 그룹의 한 고위 관계자는 " 이 회장이 유산상속 소송에 일체 간여하지 않고 그룹 경영에만 전념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하면서 이재용 사장과 이부진 사장과 유럽 시장을 둘러보는 것은 그룹의 핵심 후계자에 대한 배려로 볼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이 이번 유럽 출장길에 아들과 딸을 동행시킨 것은 경영수업 차원으로 보면 된다"면서 " 잦은 동행으로 자녀의 경영행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점에서 경영승계 시점이 멀지 않다는 해석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김승연 한화 회장, 김동관 한화솔라원 실장. |
김승연 회장도 대내외 공식행사에 아들들을 동반하기로 유명하다. 특히 장남 김동관 한화솔라원 기획실장은 최근 김승연 회장의 각별한 보살핌을 받고 있다.
김동관 실장은 김승연 회장과 함께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에 참석하기도 했고 G20 비즈니스서밋 당시에는 직접 김승연 회장을 수행하기도 했다. 글로벌 무대에서 한화의 후계자로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던 자리다.
김승연 회장의 해외 출장길에는 김동관 실장이 수시로 동행하면서 글로벌 비즈니스 감각을 익히고 있다. 김동관 실장은 지난해 말 한화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한화솔라원에 배치되면서 본격적인 경영능력 검증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도 공식행사에서 장녀인 정지이 현대유엔아이 전무를 동행하는 일이 잦다. 특히 현정은 회장의 방북 때는 항상 정지이 전무가 근거리 보좌에 나서 이미지 강화작업에 많은 도움을 받은 게 사실이다.
경영 승계와 관련, 그룹 총수들의 자녀 동반 형태의 현장경영은 이래저래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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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