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조사, "당도 높고 산도 낮아 어린이 건강 우려"
조아제약, 성분 및 함량표시 '꼼수'
로제트·건강마을 '시정조치' 권고
[뉴스핌=최영수 기자] 최근 뽀로로, 짱구, 로보카 폴리 등 만화캐릭터를 내세운 어린이음료가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정작 어린이들의 건강에는 나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동수)는 한국소비자원에 의뢰해 어린이음료의 품질 및 성분표시 현황을 조사하고 한국형 컨슈머리포트인 '스마트컨슈머'에 공개했다고 3일 밝혔다.
한국소비자원(원장 김영신)이 대형할인점에서 판매하는 어린이음료 17개 제품을 대상으로 pH(산도) 및 당함량, 세균증식 시뮬레이션 시험 등을 실시한 결과 어린이들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음료 17종의 산도를 확인한 결과, 모두 콜라·사이다 등 탄산음료(pH 2.4~3.3)와 유사한 수준인 pH 2.7~3.8로 측정됐다. 산도가 낮은 pH 5.5 이하 상태가 지속되면 치아의 보호막인 에나멜 층이 손상되어 충치가 발생하기 쉽다.(표 참조)
음료 어린이들은 치아가 미숙하고 어른에 비해 상대적으로 음료를 입에 오래 머금고 있는 경우가 많아 산도가 낮은 음료는 매우 좋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또한 당함량 역시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17종의 어린이음료 모두 설탕‧과당과 같은 당을 주성분으로 하고 있으며, 상당수가 감미료 등을 첨가해 단맛을 강화시키고 있어 성장기 어린이들이 단맛에 지나치게 길들여질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표 참조)
특히 코카·콜라음료(주)의 쿠우오렌지(38g), (주)농심의 카프리썬 오렌지맛(23g), (주)상일의 유기농아망오렌지(21g), 조아제약(주)의 튼튼짱구(20g) 등 4개 제품은 한 병당 당함량이 17g을 초과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고열량‧저영양의 어린이 기호식품은 '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 특별법'에 따라 학교매점 및 학교인근 슈퍼마켓, 편의점, 문방구 등에서의 판매가 금지되고, 어린이들이 시청하는 5~7시 시간대 및 어린이 프로그램 중간에 TV광고가 금지된다.
일부 제품의 경우 기본적인 성분표시마저 엉터리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아제약(주)의 ‘튼튼짱구’의 경우 1병 전체의 용량(300mL)을 '1회 제공량'으로 하지 않고, 그 절반인 150mL를 1회 제공량으로 표시하는 '꼼수'를 부려 소비자들의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그림 참조)
또 (주)로제트의 '디보키즈업홍삼음료 트로피컬'은 비타민C에 대해, (주)건강마을의 '로보카 폴리 포도'는 칼슘의 구체적인 함량을 표시하지 않아 식품표시기준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조아제약의 편법적인 성분표시 사례 |
소비자원은 '식품 등 표시기준'을 위반한 (주)로제트(디보키즈업홍삼음료 트로피컬), (주)건강마을(로보카 폴리 포도) 등 2개 업체에 대해 식양청에 행정조치를 요청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어린이음료 구매시 '튼튼', '홍삼' 등 건강기능식품처럼 표시됐더라도 일반 음료에 불과하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면서 "고열량·저영양 식품은 구매를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어린이음료도 산성이기 때문에 음료 섭취 후 바로 양치질을 하지 말고, 물이나 가글액으로 입을 헹군 뒤 30분 이후에 양치질을 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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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