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로존 주변국의 자금조달 비용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스페인을 중심으로 주변국 부채위기 문제가 재점화된 데다 유로존 선진국의 정치 변수가 투자 심리를 냉각시킨 결과다.
23일(현지시간)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 발행금리 상승이 두드러졌다. 프랑스 역시 독일 국채 대비 스프레드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움직임이다.
스페인 단기물 국채 발행 금리가 두 배 뛰었다. 최근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심리적 저항선으로 해석되는 6% 선을 넘은 데 이어 자금 조달 금리가 크게 상승, 시장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이날 스페인 재무부는 7억2500만유로 규모의 3개월물 국채와 12억유로 규모의 6개월물 국채를 발행했다. 발행 규모가 목표액을 충족시켰지만 문제는 조달 비용이다.
3개월물 발행 금리는 0.634%로 지난달 0.381%에서 크게 상승했고, 6개월물 역시 1.580%로 전월 0.836%에서 가파르게 뛰어올랐다.
스페인은 외부 자금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고집하고 있지만 로이터의 조사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구제금융을 요청할 가능성이 25%에 이르는 것으로 예상했다.
이탈리아 역시 자금 조달 비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34억4000만유로 규모의 제로쿠폰 본드를 3.36%의 2년 고정금리에 발행했다. 이는 1개월 전 2.35%에서 거의 1%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이탈리아는 또 9억4300만유로 규모의 5년물과 7년물 물가연동채권을 각각 3.88%와 4.32%의 금리에 발행했다. 7년물 발행 금리는 전월 3.06%에서 1%포인트 이상 치솟았다.
시장 지표가 들썩이기는 프랑스도 마찬가지다. 지난 22일 대선 1차 투표에서 사회당의 프랑수아 올랑드가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자 정치 변수에 대한 불안감이 반영되는 움직임이다.
이달 들어 프랑스 국채는 1.2% 하락해 그리스 국채 낙폭인 1.1%보다 큰 폭의 손실을 기록했다.
10년물 독일 국채 대비 프랑스 국채의 스프레드는 141bp로 5주 전 95bp에서 가파르게 상승했다. 같은 기간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9%에서 3.1%로 올랐다.
JP 모간 자산운용의 톰 엘리어트 글로벌 전략가는 “지금은 프랑스 국채를 매입할 때가 아니다”라며 좌파인 올랑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상당히 높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씨티FX의 스티븐 잉글랜더 글로벌 외환전략 헤드는 “스페인 위기가 급격하게 고조되고 있는 데다 이탈리아로 전염될 조짐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고, 여기에 네덜란드와 프랑스의 정치 변수가 새로운 악재로 떠올랐다”며 “유로존의 실물경제가 하강하는 가운데 불확실성이 증폭된 것은 향후 시장 전망을 상당히 어둡게 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