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부채위기에 정치 변수가 새로운 악재로 등장하면서 유로화가 가파르게 하락했다.
프랑스 대선 1차 투표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을 제치고 사회당 프랑수와 올랑드 후보가 1위를 차지, 부채위기 해법에 대한 독일과 동맹이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여기에 네덜란드가 긴축안 합의안 도출에 실패하면서 투자심리를 더욱 냉각시켰다.
23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는 0.48% 하락한 1.3156달러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장중 1.4% 하락해 지난 5월 이후 최대폭으로 떨어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서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유로/엔은 106.79엔으로 0.92% 하락했다.
유로화가 약세 흐름을 타면서 영국 파운드화가 상대적인 강세를 보였다. 유로/파운드는 81.56펜스로 0.51% 하락했다.
달러/엔은 0.44% 내린 81.17엔을 기록, 엔화는 달러화에 대해서도 상승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유로화 약세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내달까지 그리스 총선과 독일 지방선거 등 정치 변수가 하락 압력을 가할 것이라는 얘기다.
미즈호 파이낸셜의 파비안 엘리어슨 외환 담당 헤드는 “유럽이 다시 시장의 핵심 사안으로 부상했다”며 “긴축안 이행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아졌고, 특히 네덜란드 문제는 유럽 전체를 위험한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웨스트팩 뱅킹의 리처드 프라눌로비치 외환전략가는 “프랑스 정치권에서 독일과 우호적이지 않은 인물이 등장했다는 것은 유로존 전체 부채위기 해소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외환시장 투자가들은 유로화의 추가 하락에 무게를 실었다. IG 마켓 증권의 이시가와 준이치 애널리스트는 “유로/달러가 심리적 지지선인 1.30달러를 시험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 들어 1.30달러 선은 세 차례에 걸쳐 무너진 바 있다.
이밖에 호주 달러화가 주요 통화에 대해 하락했다. 크레디트 스위스는 향후 12개월 이내에 호주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98bp 인하할 것으로 예상, 3월 예상치인 38bp에서 인하 전망을 확대했다.
이날 호주달러/달러는 0.64% 하락한 1.0314달러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