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은지 기자]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가 프랑스 대선을 향한 1차 관문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을 뛰어넘음에 따라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랑드 후보가 불과 지난해 체결된 유럽연합(EU) 신 재정협약에 대해 재협상 의지를 밝히고 있는 데다, 과도한 정부 지출을 제한하는 긴축정책 보다는 성장에 촛점을 맞추는 등 반 시장적인 노선을 보이고 있기 때문.
특히 올랑드 후보는 사르코지 대통령이 내놓은 긴축정책에 반대하고 있어 시장이 우려하고 있다.
많은 시장전문가들은 올랑드 후보의 이러한 노선이 유럽 채무위기 해결에 장애물이 되지 않을까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23일 도쿄 외환시장에서는 프랑스 대선 1차 투표 결과에 대해 유로화가 달러 및 엔화 대비로 약세를 보여 금융시장의 태도를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올랑드의 정책은 독일과 같은 여타 주요국과의 마찰을 불러올 것이라 유로화 약세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결선 투표 결과를 장담할 수 없고, 올랑드의 정책이 구체화되는 것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당장은 시장의 반응이 제한되고 있다.
그동안 독일과 프랑스는 같은 우파 정부로써 유로존 내 긴축안 드라이브를 이끌며 '메르코지'라고 불릴 만큼 동맹을 과시한 데 비해, 올랑드가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이러한 동맹 관계에 금이 가지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
웰스파고증권의 제이 브라이슨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의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지만 프랑스와 독일이 특정 정책에 합의하면 어떻게든 문제가 해결되기 쉽다"고 말했다. 양국간 의견 불일치가 유럽 부채위기의 악화를 불러올 것이라는 경고인 셈.
프랑스의 선거 결과에 따라 최근 몇개월간 상대적으로 조용한 흐름을 보여왔던 유럽 채무위기가 재부상 하느냐 마느냐가 달려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특히 유럽의 재정 문제는 지난 2년간 계속적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든 요인이었던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은 매우 크다.
미국의 최대 교역 상대방인 유럽연합(EU)의 재정이 악화된다면 미국의 수출과 산업 생산량은 급감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불안감을 반영하듯 올초 하락세를 보이던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 수익률은 최근 몇주간 상향세로 돌아섰다.
프랑스와 독일이 채무 위기 해결에 의견을 같이하지 않는다면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문제는 더욱 심각한 국면을 맞이할 수 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브라이슨 이코노미스트는 "이는 불확실성을 높일 것"이라면서 "시장은 불확실성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러한 불확실성 증가는 전세계 투자자들이 자금을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으로부터 미국 국채나 독일 국채와 같은 보다 안전한 자산으로 옮기게끔 만들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렇게되면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재정적자가 심화된 유럽 국가들의 채권 수익률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연금 수령 연령을 낮추는 등의 올랑드 후보의 공약은 프랑스의 재정 적자를 악화시킬 수 있다. 반 시장적인 올랑드 후보의 공약 또한 금융시장에서 골칫거리다. 지난주 선거유세에서 올랑드후보는 "시장과 금융보다 강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이미 시장에서 프랑스 선거에서 올랑드 후보가 당선될 경우를 우려하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BTIG사의 댄 그린하우스 수석 경제전략가는 최근 수주 동안 프랑스의 2년물 국채 수익률이 크게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여름 이후 독일과 프랑스의 국채 수익률 차이가 꾸준하게 벌어졌다는 것.
그는 "선거 결과에 대한 우려감이 국채 수익률에 명백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트르담 대학의 제프리 버그스트랜드 재무 교수는 프랑스의 재정 악화 가능성이 올랑드의 급진적인 개혁에 제동을 걸수 있다며 지나친 우려감에 대한 경계를 표시했다.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후보가 1차 투표에서 20% 가까운 득표율을 기록하며 예상치 않은 선전을 기록한 것도 변수로 지적되고 있다.
2차 투표에서 르 펜 후보의 지지자들이 사르코지 지지로 돌아설 수 있는 만큼 여전히 프랑스 선거 결과에 대한 속단은 이르다는 분석이다.
브라이슨은 사르코지 대통령이 승리한다면 이는 "시장이 바라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와와TV 전격 오픈 ! 수익률 신기록에 도전한다!
▶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이은지 기자 (sopresciou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