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기석 기자] 3월중 수출증가율이 제로(0) 수준으로 급격히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겨우 플러스(+) 상태를 보이거나 여차하면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설 판이다.
유로존의 재정위기 속에서 유럽에 대한 수출증가율이 크게 둔화되는 가운데 중국의 성장 둔화 영향으로 대중국 수출 역시 크게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글로벌 경기둔화 여파로 중남미와 동구권, 구소련지역의 독립국가연합(CIS) 등도 경기둔화가 이어지면서 이들 지역에 대한 수출도 위축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3월 이후 월간 수출이 470억~480억달러대로 사상 최대를 연속 경신한 탓에 기저효과 역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만 미국이 경기회복세를 보이면서 대미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고 일본이나 동남아 지역에 대한 수출이 그나마 선전하면서 수출증가율을 방어할 것으로 보인다.
무역수지 역시 수출 증가율이 크게 둔화되고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 이상의 고공행진이 지속되면서 흑자규모가 대폭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내수가 동반 부진한 탓에 수입 증가 요인이 크지 않고 원/달러 환율이 1130원대 이상을 유지하는 우호적인 환율 여건이 흑자 기조를 뒷받침할 것으로 분석된다.
◆ 3월 무역흑자 15억달러 수준 예상, 1~3월 흑자 10억달러 미만 '저조'
28일 관세청(청장 주영섭)에 따르면, 신고수리 기준으로 3월 1~27일중 수출은 383억 6700만달러, 수입은 394억 5500만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27일 기준 무역수지는 1억 88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1~20일간의 수출은 270억 5000만달러, 수입은 295억 6000만달러로 무역수지는 25억 1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었다.
무역수지 적자가 지난 1~20일의 25억 1000만달러에서 1~27일 1억 880만달러로 급감해, 오는 31일까지 나흘이 더 남았기 때문에 무난하게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3월중 무역수지 규모는 지난 2월이나 지난해 12월까지 기록했던 월간 20억~40억달러 수준의 흑자규모에는 턱없이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경제를 여는 최고의 리얼타임 뉴스>를 지향하는 뉴스핌(www.newspim.com)이 국내 경제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월 무역수지는 15억~18억달러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국내 수출 증가율이 급격히 둔화되거나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가운데 국제유가 급등 속에서 일부 투자재 수요가 증가하면서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대폭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들어 무역수지는 지난 1월중 22억달러 적자를 기록, 24개월만에 적자 전환했다가 지난 2월 수출이 예상보다 늘어나면서 15억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올들어 무역수지 규모는 지난 1월과 2월을 합쳐 7억달러의 적자 상태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3월중 무역흑자가 전문가들의 예상치 수준인 15억~18억달러 정도가 될 경우 1~3월중 흑자로 전환되겠지만 흑자 규모는 10억달러 수준에도 못미치는 상태가 된다.
동양증권의 이철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3월은 조업일수가 23.5일도 2월보다 0.5일이 많고 미국 경제가 개선되는 반면 유럽과 중국의 경기회복이 더뎌 수출 증가율이 완만할 것”이라며 “여기에 국제유가 급등세까지 가세되면서 무역흑자가 15억달러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 3월 수출증가율 마이너스(-)로 다시 추락하나
무엇보다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대폭 줄어들거나 때로 적자 우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수출증가율이 현격하게 둔화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식경제부(장관 홍석우)와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월중 수출은 413억달러로 전년동월비 7.0% 감소, 지난 2009년 10월 이래 27개월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신장률을 기록했다.
2월의 경우에는 자동차와 선박 등이 예상보다 성과가 호조를 보이면서 464억달러로 전년동월비 20.6%로 다시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며 걱정을 덜었다.
그렇지만 수출의 경우 1~2월이 설날 연휴, 겨울철 동절기 등 계절적인 영향이 크기 때문에 1~2월을 합산해서 보게 되는데, 1~2월중 수출은 876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5.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수출이 비록 증가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한 자리수에 그쳐 있을 뿐만 아니라, 지난 2010~2011년의 2년간 수출증가율 24%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수출증가율이 크게 둔화되고 있는 것은 ▲ 유럽과 중국의 경기 둔화로 수출 모멘텀이 크게 줄어드는 가운데 ▲ 지난해 사상 최대 수준의 수출 호조에 따라 부정적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증권의 이상재 경제분석부장은 “3월 수출은 선진국의 경기회복이 우리나라 수출회복까지 이르기에는 한계가 많아 전년동월비 1.3%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올해 연간 6~7% 수준의 수출예상치에도 크게 못미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상재 부장은 “지난 2년간 수출이 24%나 급증했기 때문에 그에 따른 부정적인 기저효과가 올해 크게 작용할 것”이라며 “3월은 이를 극복하고 어느 정도 증가세가 유지하느냐는 시금석이 되는 달인데 예상보다 심각하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의 박희찬 이코노미스트는 “유럽과 중국의 경기가 나빠 수출이 크게 줄고 있으며 3월에는 마이너스(-) 0.7%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저효과마저 부정적인 상태여서 5월까지는 마이너스에 근접하는 연간 최저 증가율에 그치는 시련기에 처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박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수출둔화에 방어작용을 하고 있다”며 “그렇지만 미국 경기 역시 투자세제 축소로 1월 내구재 수주가 급했다는 점에서 향후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박 이코노미스트는 “1~2월중 미국에 대해 선박 수출이 급증했으나 이는 일시적일 가능성이 있다”며 “또 향후 미국 경기가 고유가 충격에 따른 가솔린값 급등으로 소프트패치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 당분간 수출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27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벤 버냉키 의장은 ABC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최근 들어 미국 경제가 회복 신호를 보이고 있지만 고유가와 인플레이션으로 회복세가 꺾일 수 있다”고 발언해 고유가 충격에 우려감을 내비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이기석 기자 (reuh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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