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저금리 기조를 지속할 뜻을 강하게 내비치면서 달러화가 약세 흐름을 나타냈다.
독일이 구제금융 기금을 확대하는 데 동의한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유로화 상승에 힘을 실었다.
엔화는 주요 통화에 대해 내림세를 나타냈다. 이밖에 호주 달러화를 포함해 상품 통화가 강세 흐름을 보였다.
26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는 0.70% 상승한 1.3363달러를 기록했다. 주요 저항선으로 꼽히는 1.33달러 선이 뚫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서도 강한 상승 흐름을 연출했다. 유로/엔은 110.63엔에 거래, 1.24% 급상승했다.
엔화는 달러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보였다. 달러/엔은 82.78엔을 기록해 0.52% 상승했다. 이날 달러 인덱스는 78.89를 기록해 0.53% 떨어졌다.
이날 시장은 버냉키 의장의 발언을 2014년까지 제로금리 유지를 시사한 것으로 해석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전미기업경제협회(NABE) 컨퍼런스에 참석해 고용 상황이 여전히 취약하며, 실업률을 떨어뜨리기 위해서는 경기부양적인 정책이 지속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고용 확대를 위해서는 현 수준보다 높은 성장률이 뒷받침돼야 하며, 연준의 제로금리 정책이 일정 부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웨스트팩 뱅킹의 리처드 프라눌로비히 외환전략가는 “연준이 2014년까지 예외적인 저금리를 유지한다는 기존의 입장이 변경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시장을 긴장하게 했으나 이날 발언은 우려를 상당 부분 진정시켰다”고 말했다.
엔화 하락은 엔화를 매도하고 브라질 레알과 호주 달러화 등을 매입하는 형태의 캐리 트레이드로 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상품 통화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호주달러/달러는 1.0537달러로 0.71% 상승했다. 달러/남아공 랜드는 7.5828랜드로 1.27% 급락했다.
도이체방크의 헨릭 굴버그 외환 전략가는 “연준이 고용 향상을 우선시하는 만큼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수밖에 없고, 이는 주식을 포함한 위험자산 매입에 이상적인 환경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