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이강규 기자] 증시가 숨가쁘게 앞만보고 내달린다. 조금 쉬었다가 가야할 지점을 이미 지나쳤는데, 좀처럼 멈추려 들지 않는다.
지난 몇 달간 투자자들은 매주 금요일마다 시장의 랠리가 조정을 거치지 않은 채 계속 이어질 정도로 강력한지 묻고 또 물었다. 그리고 그때마다 대답은 "그렇다"로 나왔다.
S&P500지수가 금융위기 이전의 수준까지 치고 올라간 현 시점에서도 이 대답은 여전히 유효하다.
지난주 S&P500지수는 4년만에 처음으로 심리적으로 중요한 1400선을 상향돌파했다. 16일의 종가는 1404.17로 2008년 5월 20일 이래 최고치였다. 게다가 이 지수는 지난 10주새 아홉번에 걸쳐 주간단위 흑자를 기록했다.
슈왑 센터 포 파이낸셜 리서치(Schwab Center Financial Research)의 파생상품 디렉터인 랜디 프레데릭은 "우리는 믿을 수없는 시장의 랠리를 목격중이며, 시장은 믿기 힘들 정도로 자만에 빠져있다"고 지적하고 "이 정도의 장기 강세장은 정말 오랜만이다"고 덧붙였다.
월가의 공포지수인 CBOE변동성지수(VIX)는 S&P500지수가 올들어 12%의 놀라운 상승폭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5년래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VIX는 향후 30일간에 걸친 S&P500지수의 예상 변동성을 측정하며 시장의 진행방향과 반대로 움직인다. 투자자들은 종종 VIX옵션과 선물을 시장 하락에 대비한 헤지로 사용한다.
프레데릭은 "현재 유일한 우려는두번째 달과 세번째 달 VIX 선물 사이의 스프레드 격차로 이는 장기적인 변동성 증가를 시사한다"고 말했다. 다음주 종료되는 근월물 선물은 현물 VIX 근처 수준까지 내려왔다.
VIX는 16일 6.2% 내린 14.47을 찍으며 2007년 6월 이래 최저종가를 작성했다.
강세장의 증거는 또 있다. S&P400 중형주 지수가 지난해부터 철벽 저항선 역을 해온 1000고지를 넘어었다.
셰퍼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의 선임 기술적 전략가 라이언 데트릭은 이 지수가 1000고지 위에 안착할 경우 시장이 전체적으로 추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4월이 전통적으로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달이라는 점 또한 강세장 예상에 힘을 보태는 요소다. 데트릭은 다음달 시장이 지난 2008년 5월의 고점인 1440 위로 올라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주 애플의 주가 움직임 역시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사다. 애플은 500달러선을 돌파한지 불과 한달만인 지난주 600달러를 넘어섰다.
애플은 현재 나스닥 100지수에서 18%의 가중치를 차지한다. 지난해 4월 20.5%에서 12.3%로 가중치가 축소됐으나 주가상승으로 다시 확대됐다. 나스닥 지수를 구성하는 기업들이 애플처럼 가중치가 높은 몇몇 기술업종의 거인들에게 볼모로 잡힌 형국이다.
애플의 가중치가 이처럼 높아지자 투자자들은 애플의 주가가 하락한다해도 시장이 과연 랠리를 계속할 수 있을 것인지 여부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그러나 "데트릭은 워낙 많은 사람들이 애플에 노출됐기 때문에 당연히 파급효과가 있겠지만 애플이 없다해도 다른 종목의 다른 주식들로 자금이 몰릴 것"으로 낙관했다.
VIX는 미끄럼질을 치고 있지만 애플 기초주식(underlying shares)의 30일 예상 변동성을 측정하는 CBOE 애플 VIX지수는 지난주 35% 급등했다. 이는 더욱 많은 투자자들이 단기 움직임을 바탕으로 매매에 나서 애플의 주가가 심한 진동폭을 보일 것임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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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uters/NewsPim] 이강규 기자 (kang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