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지서 기자] '슈퍼 주총데이'인16일 가치투자를 지향하는 기관투자자들이 소신있는 주장을 펼쳐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그간 기관투자자들이 주총에서 '거수기' 노릇 밖에 못한다는 비판받았지만 중소형 운용사를 중심으로 반대의견을 낸 것. 이는 투자자 입장을 고려하는 본보기가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날 운용업계의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은 남양유업의 배당금 증액과 집중투표제 도입에 찬성표를 던진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남양유업의 경우 KB자산운용의 운용 스타일에 적합한 기업"이라며 "특별한 설비투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기업의 경우 투자자 입장에서 배당금을 올리는 것이 맞다"고 언급했다.
현재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밸류운용이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은 각각 2.43%, 4.51% 수준. 비록 이날 주총을 통해 남양유업 주주총회가 사측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지만 소신을 피력한 기관투자자로서 박수를 받았다는 분석이다.
또한 알리안츠자산운용 역시 현대모비스와 대한통운, 대한제분의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던지며 소신파 기관투자자로서의 이미지를 굳혔다. 알리안츠자산운용의 경우 대한제분의 이사선임 및 이사보수한도 승인에 반대표를 던졌으며 대한통운의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안에도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외국계 운용사인 프랭클린템플턴은 GS건설과 호텔신라의 감사선임 및 사외이사 선임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세이에셋코리아 역시 환인제약과 블리스자산운용의 사외이사 및 감사선임에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BYC의 지분 5.95%를 보유하고 있는 유리자산운용은 대차대조표 및 손익계산서 처분 승인에 반대표를 던졌다. 웅진코웨이 지분 1.36%를 차지한 하나UBS 역시 주식매수선택권 부여와 관련해 반대 의사를 전달했으며 한일건설의 지분 5.47%를 보유중인 신영자산운용 역시 이사선임안에 반대를 표했다.
또한 트러스톤자산운용,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역시 알리안츠자산운용과 함께 현대모비스의 김기찬 가톨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의 사외이사 및 감사 재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던졌다. 외환은행 신탁 연금부는 모든 삼성전자 주주총회 안건과 관련해 중립 의견을 내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같은 중소형 기관투자자들의 행보와 관련해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기관투자자의 지분 보유량은 기껏했야 5% 내외지만 현실적인 상황에서 사측의 의견에 반대표를 던지기 쉽지 않다"며 "대형 운용사에 비해 중소형 운용사의 경우 얽혀있는 이해관계가 적지만 소신있는 의견 피력에 대해서는 용기있는 결정이라 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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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정지서 기자 (jag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