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연춘 기자] 독자신용등급 도입에 대기업 계열사들이 좌불안석이다. 그룹 의존다가 높은 대기업 계열사 중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의 등급 하락은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모기업의 지원 능력을 고려해 비슷한 재무상태의 다른 기업보다 등급이 2~3단계 높게 매겨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특히 업황이 좋지 않은 건설과 해운 계열사는 등급 하향으로 자본조달 비용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독자신용등급(Stand-alone rating)은 모기업이나 정부의 도움 없이 자금 상환 등 개별기업의 생존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평가하는 것으로, 기존 신용등급과 함께 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 채권분석팀 관계자는 "개별 기업에 대해 그 자체의 등급과 지원 가능성이 포함된 등급을 나눠서 볼 수 있다"며 "발행 업체에 대해서 좀더 투명하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그는 "그동안 그룹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양호한 신용등급을 받았던 기업의 경우 등급 하향 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지주회사를 둔 기업들에게 상대적으로 후했던 평가시스템이 개선된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번 독자신용등급 도입에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대기업, 금융사, 공기업들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가장 타격이 우려되는 곳은 대기업 계열 IT서비스 업체와 광고 대행사 등이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독자신용등급은 기업에 대해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위와 신평사 의견에 따라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용평가사의 신뢰성과 공정성 제고를 위해 국내 신용평가 시장의 선진화가 필요하다는 것.
김 연구원은 "정보를 제공하지 않던 독자적인 신용정보 상대적으로 신용도 낮은 기업들은 정보 시장을 부담을 느낄 것"이라며 "시장 전체로 투자자들에게 정보를 주고 기업도 재무구조 개선에 나가면서 장기적으로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오는 상반기 마무리 짓고 하반기에 신용평가시장 개선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큰 그림은 그렸지만 하나하나의 개선안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며 "실제 실행까지는 실무 차원에서 더 많은 검토와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 전문가들은 독자신용도를 도입한 국제신용평가사의 사례를 볼 때 독자신용등급 도입이 개별 기업의 스프레드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대증권은 "독자신용등급이 해당 기업의 단순 재무상태만으로 산출되는 것이 아니며 해당 공공기관의 정책적 입지와 정부와의 연계성 등이 독자신용등급에도 고려될 수밖에 없다"며 "독자신용등급이란 별도의 새로운 신용등급이 아니라 최종 신용등급을 부여하는 중간 과정에서 산정되는 등급으로 최종신용등급에 외부 지원여부가 얼마나 크게 반영됐는 가를 나타낸다. 따라서 채권자들은 추가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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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