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간 12월 평균 코스피 수익률 1.15%
기재부,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 50억→10억
민주당 '현행 50억 유지' 결론…대통령실 장고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최근 10년(2015~2024년)간 12월 코스피 평균 수익률이 1.15%로 집계됐다. 기획재정부는 이 데이터를 근거로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을 현행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강화해도 증시에 미치는 충격은 크지 않다고 강조한다. 세금 회피를 위해 연말 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온다는 투자자들의 불안이 실제 코스피 지수에 뚜렷하게 반영된 적은 없다는 것이다.
정부 설명을 들어보면 설득력이 있는 주장이다. 실제로 지난 2019년과 2020년 12월 코스피는 각각 5.25%, 10.89% 상승했다. 글로벌 유동성과 경기회복이 맞물린 시기였지만, 대주주 기준을 피하기 위한 매도 물량이 주가를 끌어내린 건 아니라는 기재부 논리는 수치상 틀리지 않았다. 과거 평균만 따지면 연말 증시는 오히려 강세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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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이정아 기자 |
그러나 시장은 단순히 숫자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지난달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 직후 코스피는 하루 만에 3% 넘게 급락했다. 정부의 설명과 달리 투자자들은 '대주주 10억'이라는 기준 자체를 두려워하고 있다는 의미다. 집권여당은 대주주 기준을 두고 설왕설래하고 있다. 지금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건 올해 대주주 기준이 어떻게 확정될지다.
지난해 '12·3 계엄' 이후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한국의 신용등급을 두고 경고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무디스, 피치, S&P 등은 계엄으로 인한 거시경제 충격보다 '정책 불확실성'을 더 크게 문제 삼았다. 정부와 정치권이 정책 방향의 갈피를 잡지 못하면 시장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
통계는 지난 역사를 해석하는 데 유용하지만, 미래의 불확실성을 덮지는 못한다. 특히 주식시장은 작은 신호에도 민감하게 출렁이는 곳이다. 정부가 데이터를 근거로 '연말 안정론'을 내세워도, 정책 논의가 길어지고 엇박자가 계속되면 숫자는 힘을 잃는다. 결국 투자자 심리를 지탱하는 건 통계가 아니라 일관된 메시지다.
정책 불확실성은 그 자체로 비용이다. 정부가 흔들릴수록 투자자는 현금을 쥐고 관망하거나 해외로 자금을 빼돌린다. 불확실성이 길어지면 기업 투자도 늦어진다. 코스피 지수가 흔들린다는 건 결국 한국 경제 전반에 대한 손실이라는 뜻이다.
지금 필요한 건 시장이 믿을 수 있는 정책 방향 제시다.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을 두고 여러 의견이 오가며 투자자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불확실성 불식을 위한 대통령실과 집권여당 그리고 기재부 간의 신속한 합의와 국민 설득을 위한 메시지가 나와야 할 때가 아닐까.
plu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