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수혜자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뉴스핌=권지언 기자] 부채 상환의 부담을 털어내지 못하고 결국 파산보호신청에 들어간 일본 엘피다 메모리에 대해 미 반도체 대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메인 스폰서가 될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엘피다는 메모리 시장 악화로 올 3월 말 결산에서 1000억 엔이 넘는 적자를 낼 것이란 우려에 27일 도쿄 지방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서를 제출했다.
엘피다의 파산채권은 약 1385억 엔 정도로, 지난 2001년 소매업체 마이칼의 3500억 엔 이후 사상 두번째 규모. 제조업체 중에서는 사상 최대다. 채권보유자들은 약 5%~20% 정도의 원금 회수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09년 엘피다는 일본 정부로부터 공적자금 3억 7000만 달러, 민간 대출기관으로부터 12억 달러의 자금을 지원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지난 4년 동안 엘피다는 매해 적자를 기록하거나 파산에 가까운 자금 운영을 해 온 탓에 결국 파산보호 신청을 하게 된 것.
주요 외신들은 엘피다의 파산보호신청으로 인한 가장 큰 수혜자는 글로벌 DRAM 생산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28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엘피다의 법정 구조조정 단계가 진행이 되면 일본 정부가 개입해 민관 기업회생 펀드를 통해 엘피다 구제에 나설 수도 있겠지만, 현금이 충분한 외부 기업 스폰서를 통해 지원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같은 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엘피다 재건을 이끌 스폰서로 최근까지 자본 및 업무 제휴를 모색해 왔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가장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엘피다가 파산보호를 신청한 이상 엘피다의 막대한 부채를 떠안아야 할 필요는 없는 만큼 마이크론으로서도 큰 부담은 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밖에 NAND플래시 메모리 업계의 관련성을 고려, 도시바 역시 스폰서로 유력시 되고 있다.
사안에 정통한 한 금융 관계자는 “도시바가 엘피다에 대한 지원 제공 조건으로 파산신청을 언급해 왔었다”고 말했다.
다만 도시바의 한 고위 관계자는 DRAM 업계 여건이 어려운 만큼 엘피다의 회복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 “도시바가 메인 스폰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같은 스폰서 모색 및 재건 노력은 현재 엘피다 지휘봉을 잡고 있는 사카모토 유키오 사장이 주도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채권단이 DIP(기존관리인선임제도) 방식을 수용하지는 않았지만, 스폰서가 나설 때까지는 그런 방식이 불가피할 것이란 판단이다.
한편, 엘피다가 도시바와 대만업체 그리고 미 마이크론과 협력하는 과정에서 마이크론이 유력한 제휴업체로 부상했지만 실패한 것은 뜻밖의 사고와도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초 스티브 애플턴 마이크론 CEO가 비행기 추락 사고로 갑자기 사망한 뒤 엘피다와 마이크론의 제휴논의는 종결됐다.
지난 주말 일본정책투자은행(DBJ)과 민간은행들은 엘피다의 상환만기 연장 가능성을 검토했지만, DBJ가 3월 말까지 자본 및 업무제휴를 통한 회생 약속을 지키라는 입장을 강경하게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론과의 제휴가 불가능해지자 엘피다는 주초 법정관리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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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