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기자] 유로존 위기의 핵심인 그리스 구제 문제를 둘러싸고 유로존 지도부 간 이견이 확대되면서 급기야 예정됐던 유로그룹회의가 취소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유로그룹의 장-클로드 융커 의장은 성명서를 통해 그리스 정치권으로부터 개혁 프로그램에 대한 확약을 받지 못한 점 등을 이유로 15일로 예정됐던 회동을 전화회담으로 대체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체 전화회담은 오는 20일로 예정된 유로그룹 정례회동에 앞선 준비작업에 그칠 것으로 보여 당초 그리스 2차 구제금융안에 대한 집중 논의 기회는 사라진 셈이나 마찬가지다.
특히 그리스 구제를 둘러싼 전반적인 이슈와 관련한 유럽 지도부의 입장차가 확대된 점이 이번 회동 취소의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어 그리스 디폴트 그림자도 다시금 짙어지는 분위기다.
◆ 유럽 지도부, 입장차 뚜렷
융커 의장이 밝힌 회담 취소의 명목적 이유는 그리스 지도부가 4월 선거 이후에도 긴축을 이행하겠다는 믿을 만한 계획을 내놓지 못한 점이었다.
그리스 의회가 지난 13일 가까스로 2차 구제금융 조건인 긴축안을 통과시켰지만 올해 이행하기로 했던 3억 2500만 유로(약 4797억 원) 재정감축에 대한 구체안을 제시하는 데는 실패했다.
게다가 차기 총리로 유력시되는 제1야당 신민주당의 안토니오스 사마라스 대표가 의회 표결시 찬성표를 던지긴 했지만 4월 당선시 재협상을 할 것이라고 밝힌 점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유럽 지도부들 간 그리스 해법을 둘러싼 대립 양상이 더 극명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14일 파이낸셜타임즈(FT)는 그리스 2차 구제금융안 자체에 대해 찬반론이 대립하고 있고, 그리스 디폴트 영향에 대해서도 입장차가 있다고 지적했다.
올리 렌 유럽연합(EU) 경제통화담당 집행위원을 비롯해 유럽중앙은행(ECB)과 프랑스 정부는 그리스 디폴트시 “파국적인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며 신속한 지원안 승인을 촉구하고 있다.
반면 독일, 네덜란드, 핀란드 등 트리플A 등급을 유지 중인 국가들을 주축으로 한 유로존 국가들은 그리스가 결국 지원 조건을 약속대로 이행하지 않을 것이라며 디폴트를 주장하고 있다.
FT는 북유럽 국가들이 이처럼 목소리를 높이는 데는 유럽연합(EU)이 위기 전염을 방지할 재정 ‘방화벽’을 쌓으면 그리스 디폴트의 파장을 막을 수 있다는 믿음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독일의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과 필립 뢰슬러 경제장관을 포함한 일부 관계자들은 금융 시장이 이미 그리스 디폴트를 반영한 만큼 디폴트가 가시화 되더라도 부작용은 그만큼 제한될 것이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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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