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민정 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김준일 한은 경제연구원장을 부총재 후보로 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은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한은 노동조합은 한은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한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14일 한은에 따르면 김 총재는 오는 4월 임기를 맞이하는 이주열 부총재의 후임으로 김준일 원장을 1순위, 박원식 부총재보를 2순위로 청와대에 추천했다.
김준일 원장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이다. KDI 시절부터 김중수 총재와 인연을 맺어왔고, 2010년 12월 한은 수석 이코노미스트(경제연구원장 겸임)에 임명됐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한은 내부에서는 한은의 자주성과 독립성 훼손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김 총재도 정부 산하 연구기관인 KDI 출신인데다 부총재마저 KDI 출신이 ‘접수’할 상황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부총재직은 금융통화위원도 겸하는 자리라 한은의 통화정책에 있어서도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지 않겠냐는 목소리도 들린다.
한은 노조 관계자는 “부총재 마저 외부인사가 된다면 총재, 부총재와 감사가 모두 외부인사”라며 “그냥 외부인사가 아니라 정부 관료 내지는 범 정부 사람이 되는 것으로 한은의 독립성 차원에서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사기 문제도 대두된다. 그 동안 내부승진을 통해 부총재가 되는 꿈을 그릴 수 있던 직원들의 사기가 이번 인사를 통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이 관계자는 “부총재를 외부인사로 임명하면 나머지 구성원들 사기 문제는 말할 수 없이 떨어질 것”이라며 “그 동안에는 부총재는 내부 승진 자리였는데 이제는 외부영입이 하나씩 늘어가면서 때에 따라 달라지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부에서 영입된 부총재의 내부 장악력과 ‘격’에 대한 문제도 있다. 부총재는 금통위원을 겸하지만 내부 조직의 일을 다루는 역할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은 내부 조직과 총재를 비롯한 금통위와 연결을 하는 다리 역할을 하는 부총재 자리에 한은에 온 지 이제 1년여 밖에 지나지 않은 김 원장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이 노조 관계자는 “이대로 인사가 진행된다면 상식에 맞지 않는 인사가 될 것”이라며 “노조 차원에서도 대응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조만간 임기가 만료되는 김재천, 장병화, 이광준 부총재보의 후임으로 강준오 기획국장, 강태수 금융안정분석국장, 김종화 국제국장이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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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thesaja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