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기자] 그리스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함에도 불구, 유럽 채권시장이 주변국을 중심으로 랠리 조짐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이 같은 “리스크 온(Risk On)” 분위기는 국채시장에 국한되지 않고, 회사채와 은행채 등 전반적으로 감지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유럽 주변국 채권시장이 다시 열리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FT는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유럽중앙은행(ECB)이 투입한 4890억 유로(약 727조 원) 규모의 장기대출(LTRO)이 역내 은행들에 값싼 자금을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유로존 주변국을 중심으로 한 채권시장으로 투자자들을 다시 끌어들이는 효과를 창출했다고 분석했다.
지난주 이탈리아의 인텐사 상파울로 은행은 18개월물 선순위 무담보 채권을 발행, 4개월간 중단됐던 채권 거래를 재개했다.
다음날 스페인의 산탄데르 은행 역시 커버드본드 3년물을 발행해 20억 유로를 조달했다. 스페인 내에서는 2011년 5월 이후 첫 커버드본드 발행이다. 뒤이어 스페인의 바네스코, 방코사바델, BBVA가 채권 발행을 재개했다.
강력한 수요 증가세는 회사채 시장에서도 나타났다.
스페인 통신회사 텔레포니카는 지난 7일 채권 발행을 통해 15억 유로를 조달했고, 스페인의 렙솔, 이베르드롤라, 가스내추럴과 아일랜드의 CRH, 이탈리아의 아틀란티아도 뒤이어 채권 발행에 나섰다.
프라메리카의 에드워드 팔리 펀드매니저는 “시장이 강력한 상승세로 한 해를 시작했고, 유럽 주변국 수익률이 오를 수 있다”면서 “(채권 발행에 나선) 이들 기업들의 소득원은 국내 시장 밖으로 다각화 돼 있는 만큼 국가부도사태가 있더라도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인텐사를 지목하며, LTRO가 보장 정책이라면 인텐사와 같은 대형 유로존 주변국 은행들이 발행하는 무담보 선순위 채권은 시장에 실질적으로 “신뢰도를 회복시킬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주변국 채권시장 랠리를 확신하기에는 다소 이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 딜로직(DeaLogic)은 올 1월 이후 이탈리아 채권시장 조달금액은 59억 달러로, 이는 전년 동기 대비로는 76%에 불과하고 1997년 이후 최저 수준임을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또 그리스의 무질서한 디폴트 및 유로존 위기 확산 리스크도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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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