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국채협상 둘러싼 불확실성에 은행주 타격
*포르투갈-獨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 "유로사상 최고"
*사르코지, 佛 은행거래세율 1% 제안
[뉴욕=뉴스핌 이강규 특파원] 유럽증시는 31일(현지시간) 그리스 국채스왑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은행주가 약세를 보인 가운데 2주래 최저종가로 마감했다.
예상을 빗나간 미국의 12월 소비자지출 자료도 경기에 민감한 순환종목의 전반적 약세를 불러오며 시장을 압박했다.
포르투갈이 그리스에 이어 국채 구조조정에 나서게 될 것이이라는 예상에 포르투갈과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가 유로사상 최고치를 작성한 것 역시 부담으로 작용했다.
지난주 6개월래 최고가를 작성했던 범유럽지수인 유로퍼스트 300지수는 0.99% 내린 1030.43으로 장을 접으며 1월 16일 이래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영국 FTSE100지수는 1.09% 내린 5671.09, 독일 DAX지수는 1.04% 빠진 6444.45, 프랑스 CAC40지수는 1.6% 떨어진 3265.64을 기록했다.
스페인 IBEX35지수는 1.62%, 포르투갈 PSI20지수는 2.45%, 이탈리아 MIB지수는 1.21% 후퇴했다.
BNP 파리바 포티스 글로벌 마케츠의 리서치 헤드 필리페 지젤은 "그리스 국채교환협상을 타결짓겠다는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투심이 위축됐다"며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약속했기 때문에 유럽연합 정상회담에서도 좋은 소식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 보태 포르투갈이 그리스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고 지적하고 "시장이 건강한 조정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투자자들은 방어적 태도를 유지하고 양호한 대차대조표와 강력한 현금흐름, 괜찮은 배당금을 제공하는 기업을 골라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리스 정부와 민간채권단 사이의 채권스왑 협상이 매듭지지 않은 상황에서 니콜라 사스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자국의 금융거래세율을 0.1%로 결정할 것이라고 밝히고 나섬에 따라 프랑스 은행주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지수 내림세를 주도했다.
2000억 유로 규모의 그리스 채무 구조조정에 관한 그리스 정부와 민간 채권단 사이의 협상은 지난 주말 진척을 보였으나 이날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담 개막 이전에 타결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예상되면서 불확실성이 가중됐다.
투자자들은 그리스가 국채교환 협상을 신속히 마무리하지 못해 무질서한 디폴트에 처할 경우 유로존 금융시스템 전체가 흔들리고 기업순익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했다.
2차 구제금융 협상의 일부로 그리스의 예산을 통제할 외부 모니터 기구를 설립하자는 독일의 제안에 그리스 정부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는 소식에 은행주가 심한 하강압박을 받았다.
볼트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그리스가 전면적인 개혁 능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설득시키지 못할 경우 유로존은 2차 구제금융 지원을 거부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필립 뢰슬러 독일 경제부장관은 29일(현지시간) "그리스가 경제개혁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할 경우 EU 등 외부로부터 더 강력한 리더십과 모니터링이 이뤄질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소식에 유로존 주변국 국채에 노출이 심한 은행주가 심한 부진을 보이면서 스톡스유럽600 은행지수는 3.59% 급락했다.
프랑스 은행인 BNP 파리바와 소시에테 제네랄레가 각각 7.12%와 6.45% 곤두박질쳤고 크레디 아그리콜도 6.59% 추락했다
앞서 이탈리아 재무부가 이날 실시한 10년물 국채 입찰에서 수익률은 6.08%로 한달 전 입찰 때의 7% 수준에서 하락하며, 지난 2011년 10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한 35억 7000만 유로 규모의 2017년 만기 5년물(BTP)의 평균 낙찰 수익률 역시 5.39%로 지난 12월 중순의 사상 최고치인 6.5%에서 물러섰다.
그러나 이같은 입찰결과에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입찰 전의 6.18%에서 6.2%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으며, 독일 분트채 선물 가격 역시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스탠더드 라이프의 배티는 "시장이 뉴스흐름에 경계감을 보였다"며 '이탈리아 국채입찰의 응찰률은 실망스러웠고, 포르투갈의 재정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EU 정상회담에서는 신재정협약 세부사안에 대한 최종 합의가 이루어지고, 경제성장을 통한 일자리창출에 의제가 모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배티는 그러나 "벌써 여러 차례 EU 정상회담은 유럽 채무위기 해소를 위한 로드맵을 제시하는데 실패했다"며 이번 회의 결과에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날 발표된 유로존의 경기신뢰지수는 전월에 비해 개선됐으나 전문가 예상에는 못 미쳤다.
유럽위원회(EC)는 월간 서베이 결과 지난해 1월 유로존 경기신뢰지수가 93.4로 전월의 92.8(수정치)에 비해 개선되었다고 밝혔다.전문가들의 예상치는 93.8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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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Pim] 이강규 기자 (kang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