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종달 기자] 우리나라 아마추어골퍼의 드라이버 교체주기는 1년 정도라고 한다. 교체주기가 짧아도 너무 짧다. 이렇게 클럽 교체주기가 빠른 것은 비거리가 나지 않으면 일단 골프클럽부터 의심하기 때문이다.
맞는 게 삐끗하면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도 클럽을 바꿔야 직성이 풀린다. 그래서 한국의 골퍼들은 외국 유명브랜드 클럽 제조사들의 '봉'이다. 그것도 부가가치가 높은 비싼 클럽일수록 잘 팔린다.
볼이 잘 맞지 않는 것은 심리적인 측면도 있다. 대여클럽으로 잘 치는 골퍼들도 많기 때문이다. 수 백만원 하는 수입 골프클럽이 아닌 풀 세트에 1백만원 하는 국산 골프클럽을 갖고도 내기골프에서 돈을 따는 골퍼가 있다.
골프클럽 타령을 입에 달고 살던 L씨의 경우를 보자. 동남아 출장을 핑계로 몰래 골프여행을 다녀 온 후 골프클럽을 탓하는 골퍼는 다 미쳤다고 말한다. 필리핀에 가서 이름도 없는 대여 골프클럽으로 처음으로 ‘8字’를 그리고 난 후 그는 골프클럽을 탓을 하지 않는다.
태국으로 골프여행을 다녀온 P씨도 비슷한 생각이다. 죽을 힘을 다해 두들겨 패도 100m를 넘지 않던 9번 아이언이 120m를 날아가고 140m에 7번을 잡으니 그린을 오버하더란다. 몇 몇 클럽헤드는 녹이 슬고 브랜드 조차 없는 대여클럽을 사용했는데 말이다.
그런데 더 기가 막힌 것은 라운드 도중 이상해서 대여클럽을 자세히 살펴보니 ‘여성용’이었다는 사실이다. 입에서 욕이 절로 나왔다. 동반 라운드를 한 P씨 마누라는 “앞으로 허리에 수건을 두르고 볼을 치던가 아예 내 골프클럽을 갖고 다니라”고 핀잔을 줬다.
그러자 P씨는 “겨울에도 즐겨 먹는 보신탕 효험이 갈 때는 가지 않고 팔뚝으로만 모였나 보다”며 웃었다.
뿔이 난 P씨 마누라는 “맨날 혼자 보신탕 먹고 다닐 때부터 내 알아 봤다”며 “아이언 거리만 내면 뭐 하냐”며 쏘아 붙었다.
가만히 듣고 있자니 ‘거기시’했던 P씨는 “그라 모?”하고 큰소리를 쳤다.
P씨 마누라는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이 양반아, 밤에도 장타 함 쳐 보이소. 맨날...” 이렇게 P씨는 대여클럽 때문에 또 한번 쪼그라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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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종달 기자 (jdgolf@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