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뉴스핌 장도선 특파원] 흔히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는 미국 달러가 3년 전 바닥을 찍은 뒤 장기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
달러는 지난 2008년 7월 유로에 바닥을 기록한 이후 유로존 채무위기와 미국 경제 회복에 힘입어 상승흐름을 지속, 준비통화로서의 위상을 되찾았다.
미국 경제의 회복은 달러화 자산으로의 자본 유입을 촉진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또 미국의 경제성장세가 보다 확고하게 뿌리를 내릴 경우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 전망은 약화될 것이다.
달러의 추가 강세를 가리키는 중요한 징후는 옵션시장에서 발견된다. 엔화에 대한 달러의 베팅에서 상황은 달러에 보다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옵션시장에서 이 정도로 달러에 우호적 베팅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9년여만에 처음있는 현상이다.
6개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ICE Futures U.S. dollar index)는 2008년 저점 대비 13.6% 상승했지만 아직은 과거 고점보다 3년 전 저점에 보다 가까운 상태다. 이는 달러지수가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음을 시사한다.
바클레이즈, GAM, 기타 금융회사들에 따르면 20일(뉴욕시간) 오후 3시 1.2921달러를 가리키고 있는 유로/달러는 앞으로 몇개월 뒤 1.20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는 2008년 고점을 찍은 뒤 지금까지 19.5% 하락했다. 유로가 달러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7.6%라는 점에서 유로 하락시 달러지수는 상승하게 된다.
2008년 3월 17일 유로가 고점을 찍었을 때 유로, 일본 엔, 영국 파운드, 캐나다 달러, 스웨덴 크로나, 스위스 프랑 등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는 70.698로 바닥을 기록한 바 있다.
스캇스데일의 제이콥 골드 사장은 "미국의 가치(country's value)를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미국은 경제적으로 다른 나라들 보다 압도적으로 우월한 입장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최근 몇주간 달러 투자자들은 옵션시장에서 상당히 강력한 매수 신호를 발견했다. 달러/엔 3개월 위험반전지수(Dollar/yen three-month risk reversals)는 9년간 'dollar puts, yen calls' 추세를 보인 뒤 지금은 거의 중립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데일리FX의 전략가 데이비드 로드리게스는 "많은 사람들이 달러/엔 안정화 내지 달러/엔의 상당폭 반등을 겨냥한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옵션시장의 이 같은 상황은 엔화 상승 저지를 결의한 일본은행(BOJ)의 아주 풍부한 자금력에 맞서는 방향으로 베팅할 투자자들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
국제 준비통화 데이터도 앞으로 달러에 유리한 상황이 펼쳐질 것임을 가리킨다.
국제통화기금(IMF)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준비통화로서 달러의 비중은 작년 3분기 61.7%로 2분기에 비해 1.9% 올라갔다. 반면 유로의 비중은 25.7%로 전년 동기 대비 0.9% 낮아졌다.
세계 준비통화중 달러의 비중은 2010년 2분기 62.1%에서 2011년 2분기 60.2%로 낮아진 뒤 다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달러 수요가 늘어나면서 준비통화로서 달러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음을 가리킨다.
도이체방크의 G10 통화 전략 헤드 앨런 러스킨은 "'내 사망 이야기는 과장됐다'고 말한 사람은 마크 트웨인이었다"면서 "준비통화로서 미국 달러의 위상에 관해서도 같은 코멘트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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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Pim] 장도선 기자 (jds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