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송의준 기자] 세계 금융위기 여파가 지속되고 올해 업계 지형의 큰 변화로 인해 생명보험업계의 현안이 무성한 가운데, 생명보험협회와 수장인 김규복 회장의 진정성 없는 ‘변화 선언’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 17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지난달 9일 취임식 이후 한 달여 만의 외출이었다.
김 회장은 재무부, 통계청, 금융정보분석원장을 거쳐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을 역임했다. 즉, 보험에 대해선 문외한이면서도 보험경력이 있는 후보들을 따돌리고 협회장이 됐다.
이런 그가 취임 한 달 만에 고령화시대를 맞아 신뢰받는 생보산업 육성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얼마나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특히, 김 회장에게 던진 민감한 질문은 본인이 직접 대답하지 않고 보좌했던 임직원들이 대신하는 준비 안 된 모습도 역력했다.
생보협회는 최근 손해보험협회가 관리하고 있는 기자실 외에 새로운 기자실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 회장이 현 기자실을 둘러보고 “운영비는 양 협회가 공동으로 내는데 기자실에 손보협회에 붙어있으니 기자들이 손보 프렌들리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 결과다.
업계에선 이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올해는 유럽발 재정위기와 국내 가계부채 증가세 등 금융시장 불안요인과 농협보험이 분사를 통해 공격적인 전략을 추진하는 등 생보사가 헤쳐 나가야 할 현안이 무성하다. 이런 가운데 협회장 취임 일성(一聲)으로 기자실 운영이나 거론하고 있다는 것이 답답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생보업계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6년 동안 공시이율과 예정이율을 담합한 게 적발됐다. 또 이것도 모자라 사실상 담합을 주도했던 대형사들이 먼저 자진신고를 해 제재금을 면제 또는 경감 받아 생보사끼리 삿대질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였다.
또 이 과정에서 생보협회는 담합을 차단하려는 노력은커녕 이를 방조하고 묵인하는 눈치만보는 ‘협회’의 전형을 보여줬다. 금융 당국의 일부 감독권한을 생보협회로 더 많이 이양해야 한다는 협회의 주장은 이래서 ‘고양이에게 생선 맡겨달라는 말’이다.
과거의 잘못에 대한 사과나 재발방지 약속 없이 미래를 거론하는 것은 이를 지켜보는 입장에선 믿음을 갖기 어렵다. 신뢰받는 생보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생보협회와 김규복 회장의 말이 ‘뻔한 공치사’가 되지 않으려면 협회부터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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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송의준 기자 (mymind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