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산은지주 회장 오찬간담회서 밝혀
- "수신기반 확충+수익성 제고로 민영화 여건 공고히"
- "점포수, 올해 100개 이상 예상.. 최종 200개 적절"
- "중기 대출상환 유예기준 BB→B로 한단계 완화"
[뉴스핌=홍승훈 기자] 산은금융지주가 민영화의 첫 단추로 기업공개(IPO)를 택하고 연내 추진키로 했다.
산은법에 따라 오는 2014년 5월 이전 최초 지분매각을 해야하는 만큼 올해 이를 위한 실질적인 준비작업에 착수, 일단 지분 10% 매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 예상되는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 대출상환 유예기준 완화 등 중소기업들에 대한 과감한 지원 정책도 약속했다.
강만수 산음금융지주 회장(사진)은 5일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개최한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는 파이오니어 뱅크로 가기 위한 한 해다. 새로운 전략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강 회장은 올해 정부방침에 따라 산은금융지주의 IPO를 계획하고 있으며 연내 추진하겠다는 입장도 드러냈다.
그는 "얼마를 누구에게 어떻게 팔 지는 대주주인 정부(정책금융공사, 기획재정부 등)과 계속 협의해나갈 사안"이라며 "다만 IPO를 통해 시장가치가 반영된 지분을 정부가 팔아 민영화하는 방식이 최선이라고 결론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에 산은은 일단 정부의 중기재정계획안에 따라 올해 지분 10% 매각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강 회장은 이어 "자금 예치보다 운용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글로벌 금융 환경에서 적절한 점포 수가 어느 정도일지 고민했는데 200개 정도가 적절하다는 판단을 했다"며 "올해는 일단 100개 남짓 수준을 계획중"이라고 언급했다.
물론 점포 운용도 기존 방식과는 차별화에 무게를 뒀다. 예컨대 대우증권 지점에 책상 4개만 넣어 만드는 BIB(branch in branch)를 한 예로 제시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비용을 최소화해 많은 이익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방식으로 사회적 책무를 해나갈 것이란 계획이다.
이를 위해 다이렉트뱅킹과 체크카드 활성화 방안도 강조했다. 강 회장은 "카드 자체에서 이익을 내기 보단 여기서 발생한 이익을 고객에게 포인트 등의 방법으로 되돌려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인수를 추진중인 HSBC에 대해선 "잘 돼가고 있지만 비밀유지 계약상 더이상언급을 못하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확인 결과 현재 MOU(양해각서)는 체결하지 않은 상태지만, 산은 관계자는 "MOU 없이도 바로 인수계약 체결이 가능하다"고 귀띔했다.
강 회장은 이어 올해 한층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빌려준 우산을 뺏지도 않을뿐더러 새 우산을 빌려주는 방향으로 일할 것이다. 특히 중소기업에 대해선 과거 BB등급까지 해주던 상환유예를 B등급까지 낮출 계획"이라고 중기정책 지원 방향을 거듭 강조했다.
사회공헌 계획에 대해서도 "올해는 작년 수준(270억원)보다 50% 가량 늘린 400억원 가량을 하겠다"며 "또한 전체 순익의 10% 가량을 사회공헌을 위해 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산은지주의 지난해 실적은 전년(9085억원)대비 크게 늘어난 1조 4000억원 가량의 당기순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이 올해 산은지주 및 산업은행 전략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 회장 왼쪽은 윤만호 산은지주 부사장. |
이하는 강 회장과의 일문일답.
- 산은 민영화의 방법 중 IPO(기업공개) 전략을 추진키로 했다. 그 이유는.
"한 주만 팔아도 민영화일까. 민영화의 개념은 경영의 자율성과 독립성이 주된 잣대다. 한 주를 팔지, 49%를 팔지, 50% 이상을 팔지 모르겠지만 민영화 방법의 하나로 기업공개가 가장 유력한 방향이 아닌가 싶다. IPO를 통해 시장가치가 반영되고 그 가치에 따라 정부가 지분을 팔 지 여부를 판단하면 된다. 산은법 또한 2014년 5월 이전에 최초 지분매각을 실시해야 하니 지금부터 준비하는게 맞다고 봤다.
- 최근 경제상화을 고려하면 IPO를 통해 제대로 된 시장가치를 인정받기 어렵지 않겠나.
"IPO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주변 여건 변화가 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시장상황이 좋지 않더라도 예컨대 상장 주식물량 비율 조정 등을 통해 풀어갈 수 있다. 물론 아직 모든 일정이 확정된 것이 아닌 타임스케줄이다. 올해 지분 10%를 할 수도 있는 것이고 여건이 안좋으면 못할 수도 있다. 대주주인 정부에 달려있다.
- 산은 IPO시 물량을 살 기관들이 많을 것으로 보나.
"투자자는 문제없다. 국내 기관만 하더라도 10~30% 수준의 물량은 충분히 소화할 수 잇는 수준이다. 최근 골드만삭스를 만났을 때도 현재 투자처로 산은금융만한 곳이 없다더라. 내년이라도 우리가 IPO를 하면 투자의향이 있다고 했다. 다만 국민 정서상 해외투자자들에게 어느정도 물량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해선 고민을 해야한다. 결론적으로 시장상황에 따라 가격은 다소 변할 수 있지만 매각 자체는 어렵지 않다고 본다.
- HSBC 인수 추진은 어떻게 돼가고 있나. 추후 M&A 계획은 또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일단 HSBC 인수추진은 잘 돼가고 있다. 다만 상대방이 있는 거래고 비밀유지계약상 더 이상 언급이 불가하다. 향후 M&A 문제는 매물이 나오는 상황에 따라 판단해 가겠다. 참고로 외국에선 과거 97년 외환위기 이후 매물이 얼마였는지를 보면 향후 시장에 나올 매물에 대한 유추가 가능할 것이다.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지금의 세계경제와 금융위기는 낙관하기 어렵다.
- 만약 현재 하나금융 인수를 추진중인 외환은행이 다시 시장내 매물로 나온다면.
"M&A 문제는 정말 많이 고민하는 문제다. 최근 뉴욕 출장에서 글로벌IB(골드만삭스 등)를 만났는데 자금 조성해도 운용할 곳이 없다더라. 전세계적으로 점포 매각이 대세다. 때문에 우리도 적절한 점포 수가 어느정도 수준일지 고민하고 있다. 다만 외환은행은 특수한 상황이니 이 자리에서 얘기하기 어렵다. 다만 새로운 M&A 기회가 생기면 그때 가서 다시 고민해볼 수 있는 문제다.
- 산은이 소매금융에 집중하면 과잉 경쟁 우려가 있다. 또 국내시장이 포화된 상황이라 수익성 내기가 만만치않을 것 같은데.
"수익성 확보는 충분히 검토됐다. 예컨대 키움증권 온라인수수료는 0.015%로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충분히 수익성 냈다. 반면 여타 증권사들은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결국 우리가 선택할 길은 기존 네트워크 방식이 아닌 새로운 시대와 추세에 맞게 가는 것이다. 특히 내부 비용절감을 통해 고객들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길을 택할 것이다. 다이렉트 뱅킹이 대표적 예다.
- 조선업종에 대한 전망은.
"조선업 시황은 실물경제와 직접 연결돼 있다. 과거엔 4년 싸이클로 움직였지만 지금은 더 빨라졌다. 대우조선의 경우 컨테이너도 하지만 경기에 덜 민감한 쪽으로 옮겨가고 있어 최근 위기를 계기로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 조만간 산은과 일부 계열 자회사 경영진 인사가 예정돼 있다. 일부 은행에서 연공서열 파괴 등의 파격인사도 있었는데 어떤 복안을 갖고 있나.
"과거 장차관으로 일하는 등 인사를 여러차례 해봤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조직이 계속 발전해나가기 위한 방향을 만드는 인사다. 그 과정에서 물러날 사람은 물러나고 올라갈 사람은 올라가게 된다. 다만 이번에 파격적인 발탁인사 계획은 없다. 비상상황을 맞고 있는 조직이라면 몰라도 우리는 비상상황도 아니고 그럴 필요까진 없다고 본다. 명장 밑에 졸장 없다는 말처럼 현재 CEO로서 중요한 것은 본인이 떠났을 때도 직원들이 잘 일을 해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과거 제가 인사를 어떻게 했는지를 잘 살펴보면 제 인사철학을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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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