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을 보는 눈... NON 에쿼티 비중 확대
[뉴스핌=정지서 기자] 최근 변화의 급물살을 타고있는 미래에셋그룹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장을 바라보는 박현주 회장의 시각에 큰 변화가 생긴 게 아니냐는 관측때문이다.
박 회장은 펀드투자자들에게 머리를 숙이며 새해 첫 날을 시작했다. 지난 한해 동안 고객의 자산보호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사과의 뜻이다.
그러면서도 올 한해는 새로운 미래에셋그룹의 시스템을 바탕으로 과거의 미래에셋을 뛰어넘겠다고 자신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 브랜드로서의 이름값을 해내겠다는 포부다. 이같은 의지는 계열사 간 합병 등 최근의 미래에셋 조직 변화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는 평가다.
◆시선의 분산...자산 발굴의 다각화
박 회장의 가장 큰 변화는 시선의 분산이다. '인사이트 펀드'는 중국 주식에 대한 박 회장의 짝사랑이 낳은 상처다.
미래에셋그룹 관계자는 3일 "인사이트펀드로 미래에셋은 천국과 지옥을 오간 셈"이라며 "박현주 회장을 비롯해 내부적으로 반성의 목소리가 컸고 그만큼 많이 배웠다"고 회고했다.
이후 미래에셋은 브라질과 캐나다, 미국 등으로 해외 투자처를 늘려갔다. 세계 1위의 골프용품 브랜드인 타이틀리스트와 캐나다 3대 ETF 운용사 호라이즌 베타프로 인수, 그리고 중국 합작운용사 출범 역시 해외 네트워크 확장에서 비롯된 결실이다.
또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이 그룹 내 핵심 조직으로 부상한 것도 박 회장 구상과 맞닿아있는 출발점이다. 부동산과 사모펀드 등 대안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새로운 투자처 찾기에 나섰다는 평가다. 특히 그룹 내 운용사를 합병하게 된 것도 박회장의 신뢰를 받고 있는 맵스자산운용의 지위 격상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인사이트펀드 등 그간 주식 현물, 중국시장에만 치우쳤던 박 회장이 채권, 부동산, 파생 등의 영역으로 시선을 돌리며 옛 명성을 회복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올 한해 맵스자산운용이 보여준 성과는 박 회장이 준비하는 제 2의 도약을 위한 미래에셋의 도화선이 된 셈"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지난해 연말 정기인사에서 미래에셋은 조직 슬림화를 내세우며 10%에 달하는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특히 정상기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대표가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최현만 수석부회장 이하 4인의 부회장 체제를 갖추게 됐다. 향후 정 부회장은 구재상 부회장과 함께 운용사의 대표 수장으로 어깨를 나란히 할 전망이다.
◆박현주, 주식시장을 향한 비관론
지난 한해 박현주 회장이 보여준 또 다른 변화는 주식시장을 향한 '비관론'이었다.
지난해 8월 박 회장은 업계 최초로 신규 신용융자 중단을 결정, 투자자들의 '외상거래'를 비판하고 나섰다. 약세장에서 빚을 내 투자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뜻이었다.
이후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선 박 회장이 시장을 부정적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이에앞서 박 회장은 미래에셋의 창립 기념일에도 글로벌 경기 회복의 어려움을 언급했다. 당시 박 회장은 "미국과 유럽의 부채문제와 이머징국가의 인플레이션 문제로 많은 설전이 이어지고 있다"며 "기업이익은 건강하지만 매크로측면에서 오랫동안 누적된 문제들을 단기간에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이 다양한 자산 발굴에 앞장서 온 것도 시장에 대한 비관론에서 출발했다는 해석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약세장에서는 단일 상품보다 다양한 자산을 담은 포트폴리오 믹스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내는 것이 좋다"며 "미래에셋 그룹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하려고 하는 것도 이같은 자산발굴을 위한 투자가 아니겠냐"고 말했다.
박 회장의 일거수 일투족이 회자되는 지금, 미래에셋의 수익률은 부진하지만 그의 영향력은 아직도 건재하다. 10여년만에 증권사 지점장에서 한국 자본시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이 된 박 회장의 행보는 언제나 증권업계의 핫 이슈다.
임진년 신년사까지 대독하게 한 박 회장은 지금 미주지역 출장 중이다. 달라진 그의 시선은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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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정지서 기자 (jagi@newspim.com)